청소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등 끔찍이 아끼며 ‘청소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삼구아이앤씨 구자관 대표가 사실은 노동자를 탄압해왔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애초 청소왕 사연에 감동을 받았던 네티즌들은 더욱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논란은 MBN이 지난 2일 소영웅을 찾는 신년기획에서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세요” 청소왕 구자관 대표’ 편을 방송하면서 불거졌습니다.
MBN은 “청소부 1만7000여명과 함께 청소기업 왕국을 만들고 있는 ‘청소왕’ 구자관씨”라고 소개하고 아울러 청소업체 삼구에 대해서도 “청소 대행기업 대부분이 계약직 사원을 고용하는 상황에서 모든 직원의 정규직 채용을 고집하며 심지어 명함까지 주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익 대부분을 직원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정해진 월급만 받는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사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방송이 나가자 인터넷에서는 “존경할만한 기업인이 아직 있다는 게 감사하다” “아직 우리 사회는 따뜻하구나”라며 구 대표를 칭찬하는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은 3일 삼구에 소속된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구 대표에게 붙은 청소왕이라는 수식어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삼구에 소속돼 있던 A씨는 “비정규직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사람을 어떻게 영웅으로 미화할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전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이상을 일 했고 월급으로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63만원을 받았다는군요.
A씨는 또 삼구가 노동 탄압을 일삼았다고 고발했습니다.
1년 단위로 매년 계약을 갱신했고 연차도 쉬는 토요일에 쓰라고 해 연차를 쓰지도 못했으며 심지어 연차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작업화와 심지어 청소에 필요한 걸레조차 사주지 않았다고도 하네요. 회식 때 마음대로 먹지도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A씨는 “회식 때에도 비싸다고 맥주도 먹지 못하고 했고 고기도 정해진 양 이상을 시키지 못하게 했다”면서 “비정규직에게 밥이나 한 끼 제대로 사주고 그런 말을 했으면 억울하진 않겠다”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삼수는 서울여대에서 2013년 11월까지 약 9년간 청소 등 시설 관리 업무계약을 맺었는데, A씨는 당시 서울여대에서 근무했습니다. A씨는 다만 “당시 소장의 비위인지 삼구 기업 차원의 비위인지는 가려낼 수 없지만 연차를 못 쓰게 하는 게 소장 개인 차원에서 가능한 일이겠느냐”고도 비판했다고 하네요.
청소 노동자들에게 명함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A씨는 “회사와 명함 업체의 친분 때문에 해준 것으로 안다”면서 “그 돈이면 청소 도구나 제대로 사주는 게 낫다”고도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나오자 인터넷에서는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사람들이 받은 감동은 다 거짓인가” “세상에 믿을 사람 한 명 없네” “와 속았다” “식스센스급 반전이네”라며 허탈해하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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