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무장조직의 서방 관광객 납치를 도운 이슬람 급진주의 성직자 아부 함자 알 마스리(56)가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뉴욕 지방법원 캐서린 포레스트 판사는 9일(현지시간) 1998년 예멘에서 무장조직의 서방 관광객 납치를 지원한 혐의 등을 인정해 아부 함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당시 무장조직이 서방 관광객 16명을 납치하면서 4명의 인질이 목숨을 잃었다.

아부 함자는 무장조직에 위성전화를 제공하고 납치 작전의 성공을 위해 조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 오리건 주에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를 세우려고 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자금을 보내거나 대원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부 함자의 변호인들은 이날 종신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레스트 판사는 아부 함자를 “악마”라고 묘사하면서 “교도소에서 나가면 다시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믿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아부 함자는 포레스트 판사가 판결문을 읽는 동안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가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옛 소련군에 맞서 지뢰 제거 작업을 하다가 오른쪽 팔과 왼쪽 눈을 잃었다.

이집트 출신으로 영국 런던 북부의 핀스버리파크 이슬람사원에서 성직자로 활동한 아부 함자는 2006년 영국에서 증오범죄를 교사한 혐의로 체포돼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미국에서 재판을 받지 않으려고 수년 동안 법정 다툼을 하기도 했으나 2012년 영국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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