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옥씨의 미술 바구니] 4. 그림을 살까? 주식을 살까? 기사의 사진
지난 23일 서울옥션 강남점 ‘마이 퍼스트 컬렉션’ 프리뷰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뷰는 28일의 경매에 앞서 27일까지 일주일 간 진행됐다. 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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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불안합니다. 여유 돈 생긴 직장인이라면 다른 투자처에 눈을 돌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은 어떨까요. 미술시장은 지난해 경매 거래량이 전년에 비해 35% 늘었습니다. 확실히 활기가 돌고 있지요. 처음이라구요? 그래서 두렵다구요? 초보 컬렉터를 위한 조언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습니다. 때마침 서울옥션이 초보자를 위한 ‘마이 퍼스트 컬렉션’ 경매를 28일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실시했거든요. K옥션도 150만원 이하 작품 위주의 온라인 경매를 24일부터 내달 3일까지 갖습니다.

◇그림, 투자목적으로도 좋은가=미술품 투자는 주식, 부동산과 달리 즐기며 재산증식을 할 수 있다는 게 이점입니다. 금융상품에 비해선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경매사의 경우 유찰 작품은 1년 안에 올리지 않거나, 한번 팔린 작품은 6개월 안에 되팔지 않는 게 관행이거든요. 취득세는 없습니다. 다만 경매를 이용할 경우 낙찰수수료가 있습니다(경매사별 10%대).

◇첫 컬렉션, 얼마 쓰면 좋을까=흔히 연봉의 10%가 적정한 걸로 얘기됩니다. 전시기획자 김노암씨는 “1백만∼2백만 원 정도라면 취향에 맞춘 작품을 구입하는 게 맞다”며 “투자 목적이라면 5백만∼1000만원은 최소한 지출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서울옥션 최윤석 이사는 “처음이 어렵지, 한번 사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담 없는 금액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권합니다. 전시홍보마케팅사 이앤아트의 이규현 대표는 “1년에 한 점 정도, 한달 고정 수입의 절반”을 추천합니다.

◇갤러리와 옥션, 어디를 갈까=학고재 갤러리 우찬규 대표는 “갤러리는 전시회를 통해 같은 작가의 다양한 시기별 작품을 비교할 수 있다. 살 때는 갤러리가 유리하다”고 합니다. 팔 때는 비딩(bidding·응찰)을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경매사를 권합니다. 경매사는 작가에 관한 축적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 되는 게 장점이지요. 하지만 환금성과 시장성 있는 일부 작가들만 다루므로 젊은 작가의 소품 위주로 시작하는 초보 컬렉터들이 살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은 것은 흠입니다. 이 대표는 유명작가의 경우엔 불황일 때 경매에서, 호황일 땐 갤러리를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구입 전에 유의점은=온라인 거래를 할 때도 실물은 꼭 보고 사야 합니다. 경매 전에 실시하는 프리뷰는 반드시 가는게 좋지요. 경매사 약관에는 작품을 ‘있는 그대로(as it is)’ 출품한다고 돼 있거든요. 위탁 받은 상태로 작품이 출품되기 때문에 구입 후 손상이 발견돼도 책임은 응찰자에게 있는 것입니다.

동일 작가라도 소재나 시기별로 가격이 다르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인기 작가 이대원의 경우 ‘농원’이 유명하지요. 하지만 다 같은 ‘농원’이지만 필치가 더 힘이 있는 1970, 80년대 작품이 90년대, 2000년대 것보다 비쌉니다.

◇마음 가는대로 사는 게 맞나=김씨와 이 대표 모두 장기적으로 갈 거라면 ‘사진’ ‘민중미술’ 같은 특정 장르나, 특정 작가 등 테마를 정해 사모으라고 권합니다. ‘기획 컬렉션’의 대표 사례는 판화를 중심으로 수집했던 이건창호의 박영주 회장입니다. 그가 2000년대 초반 미국 버블 경제 붕괴 때 앤디 워홀, 리히텐슈차인 등 유명 작가의 판화 원판을 집중 구매한 일화는 미술계에서 유명하답니다.

◇장기 컬렉터의 자세는=그림을 사다보면 단골 갤러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단골 갤러리에 의존하기보단 규모가 다양한 갤러리, 옥션 등과 입체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좋겠지요. 공부도 해야지요. 40대 샐러리맨 컬렉터인 A씨는 “첫 작품 구입에 십년 쯤 걸렸다. 그 사이 그 작가의 개인전을 세 번쯤 갔고, 전문잡지와 기사를 통해 관련 정보를 무수히 검색했지만 정작 작품 구입에 쓴 돈은 한 달치 월급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내키는 대로 사서는 곤란하다는 얘기지요. 이 분은 주말마다 갤러리나 미술관 순례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거듭 얘기합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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