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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지. 조선의 영토가 지금의 중국 대륙이었다면? 중국 대륙이 원래는 조선이 지배하던 땅이었다면? 결코 황당무계한 가상 스토리가 아니다. 박인수 저자의 ‘역사에 반역: 조선은 대륙에 있었다’(도서출판 거근당)는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조선이 중국 대륙에 있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역사교과서도 새로 써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충격적이며 화제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역사적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주체 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역사의 본질에 대해 파헤치고 그 진실을 입증하는 책이다. 만화가로도 활동 중인 저자는 관련 지도와 사진은 물론이고 그림 및 삽화 일러스트를 수록해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책은 지도의 비밀, 중국의 실체, 열강의 음모, 아시아 대전, 대륙 대탈출로 구성돼 있다. 우리의 기존 역사인식에 틀을 깨고 대전환을 요구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 역사는 확인된 사실을 모은 것, 역사 시점과 장소를 밝히는 것은 역사가의 의무

저자는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1892~1982)의 이론을 빌려 책을 소개한다. “역사는 확인된 사실을 모아 놓은 것이며 역사가는 그러한 정보들을 자신의 역사관에 따라 정돈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가는 훌륭한 요리사에 비유하기도 한다. 또한 역사적 사실이란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여 사건이 일어난 시점과 장소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역사가의 의무이다.”

카의 말대로라면 역사가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과 그러한 사건이 일어난 장소와 시기를 정확하게 기록해 후대에 역사적 평가를 맡겨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근대조선사의 역사적 무대는 중국 대륙이었다는 사실을 규명하고자 연구에 몰두했다. 오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역사왜곡으로 거짓 역사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제국주의 시절 조선을 통째로 먹으려는 서구열강과 일제에 의해 대륙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들이 모두 한반도에서 일어난 근세조선사로 기술되어 조선의 강역이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로 축소 왜곡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조선역사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가짜이므로 서구열강들에 의해 조선이라는 위대한 역사가 사라져버린 질곡의 시대였다는 것이다.

# 근대 역사는 어용학자의 거짓된 사실들로 만들어진 가짜 역사

19세기 이후의 역사적 기록은 그 당시 어용학자들에 의해 썩은 재료(거짓된 역사적 사실)들로 만들어진 엉터리 요리(가짜 역사)였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서양문명의 우월주의 산물인 ‘브리태니커’ 사전의 기록을 전혀 여과 없이 받아들이며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디지털 시대의 풍부한 역사적 문헌과 정보를 종합한 결과 조선이라는 나라(1392~1910)는 중국 대륙에서 500년 이상 존재했던 유라시아의 대제국이었다.

특히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구열강들이 중국 대륙을 분할하여 지배하였던 19세기 무렵부터 약 100년간의 역사는 조선에 관한한 카의 말처럼 ‘사실을 숭배한’ 진실의 역사가 아니었다. 그 당시 서구열강들은 아프리카, 인도, 인도차이나처럼 중국 대륙을 영구히 지배할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위정척사파인 대륙조선의 양반들을 한반도로 축출하고 조선의 역사를 한반도의 역사로 축소, 왜곡하였다.

서구 열강의 엄청난 음모는 일본에 의해 실행에 옮겨지게 된 것이다. 조선과 대한제국은 대륙에 있었다. 조선은 유교이념을 실현하는 철저한 관료제 사회였고, 이러한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양반계층이었으며 양반은 조선사회의 특권층이었다. 이러한 양반들이 마치 사서(史書) 속의 동이족이나 별자(別子)들처럼 끊임없이 한반도로 밀려와 대한민국을 이룩한 것이다.

조선 역사를 조작한 서구열강의 제국주의는 필연적으로 세계 1, 2차 대전을 야기했으며, 전 세계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대륙에 존재했던 조선의 역사는 열강의 음모대로 대륙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불과 100년 전까지 만해도 대륙에서 대한제국으로 당당하게 존립했던 조선이 하루아침에 한반도에 있었던 조그만 나라로 전락한 것이다.

# 조선은 대륙에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언제 진실이 밝혀질까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조선의 진실이 밝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조선의 실체를 아는 무리들은 왜 침묵하는 것일까? 저자는 대륙조선의 역사가 축소 왜곡되어 한반도의 조선사로 탈바꿈하는 역사의 비밀을 찾게 되었다. 즉 대륙역사가 반도역사로 둔갑하는 연결고리를 발견한 것이다. 크게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국주의 시절 세계 경제의 핵심 세력인 영국이 전 세계를 금본위 제도 하에 두려는 야심을 갖고 있었는데, 당시 그러한 금이 매장되어 있는 나라가 중국 대륙의 조선이었다. 즉 조선은 한때 금으로 흥한 적이 있으나 결국 금 때문에 망한 것이었다.

둘째, 1910년 대한제국이 망하자 영국과 미국의 수천 명의 엘리트 계층들이 실질적으로 대륙을 지배하였고, 일본은 그들의 하수인이 되어 대륙 조선을 관리만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선은 일본 천황의 제후국으로 격하되어 일제의 제물이 된 것이다.

셋째, 일본은 명치유신 때 일본서기를 교열하여 명치의 고향인 현재 일본열도를 중심으로 역사를 왜곡하였고 이에 종속된 삼국사기와 택리지 등의 사서를 고쳐 반도조선사를 만들었다.

넷째, 일본이 대정(大正)시대(1912~1926) 때까지는 대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으나 일본 군부(대륙 서정부)의 발호와 소련 스탈린의 중국 공산화 정책에 따라 일제가 대륙에서 일시적으로 발을 빼면서 손문 정부에 의해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는 한반도로 고착되었다.

다섯째, 1945년 일제가 항복을 한 후 대륙은 모택동 주석의 공산당과 장개석 총통의 국민당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는데, 일제의 군부가 미국과 연합국에 의해 갈 길을 잃고 모 주석의 공산당에 신탁하게 되었다. 이때 서구 열강과 일제의 기밀문서가 모두 공산당에게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조선 왕조의 역사는 또 다시 한반도로 고착되었다.

여섯째, 현재 세계는 중국의 동북공정 의도대로 대륙은 중국, 열도는 일본, 한반도는 조선이라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적 구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도자와 일본 우익 지도자들은 역사의 실체를 대체로 알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이러한 역사적 진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 조선은 대륙에 있었다는 사실이 역사교과서에 실리는 그날까지

저자는 향후 방대한 현대사를 3부로 나누어 구성할 계획이다. 제1부는 ‘역사에 반역’ 즉 ‘조선은 대륙에 있었다’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고, 2부에서는 강역 중심으로 대륙 조선의 실체를 증명할 것이며, 3부에서는 조선 부활에 관한 책을 집필할 작정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은 대륙에서 이주해온 진정한 조선인의 역사라는 것이다. 그에 대한 증거로 ‘조선신사대동보’와 조선총독부 ‘이주수첩’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1902년 6월 14일자 뉴욕타임즈 사설을 보자. “고종황제는 뉴욕 월가의 대주주였으며 큰손이었다”는 내용이 실렸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대한제국이 대륙이었음을 제기하고 있다.

1장 지도의 비밀에서 조선 태종 때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숙종 때 만들어진 ‘곤여만국전도’를 통해 조선의 강역이 유라시아대륙이었음을 소개하고 있다. 한반도가 조선의 땅이었다면 자국의 지도를 한 가운데 중심에 두는 게 일반적인데 오른쪽 귀퉁이에 배치하고 중국 대륙을 한 가운데 두었다는 점에서 조선은 한반도가 아니라 대륙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건 초등학생들이 지도를 그릴 때도 당연시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조선이 대륙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대한제국을 증명하기 위해 서구열강들이 제작한 그 당시 지도들을 분석하여 지도 속에 등장하는 CHINESE EMPIRE(차이니즈 엠파이어)가 대한제국이라는 사실을 찾아내기도 했다.

2장에서는 독자들에게 중국의 개념 즉 중국이 곧 조선임을 명확하게 알리기 위해 훈민정음 제작의 필요성과 동국정운 편찬의 당위성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싼스크리트어는 범어와 다름이 아니므로 영국인들이 만든 싼스크리트어 사전은 조선말 사전임을 밝혔다. 영국인은 조선 정복을 위해 조선말 사전인 ‘싼스크리트어 영어사전’을 만든 것이고 일제는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조선사와 조선말 사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3장과 4장에서는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여 황제국(중국)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린 이유를 해부하였고, 갑오전쟁(청일전쟁)은 중국(조선)의 제후국인 북이(北夷) 청나라가 중국의 제후국인 남만(南蠻) 일본과 전쟁을 벌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명성황후의 죽음을 일본의 독자적인 행위가 아니라 서구 열강의 음모세력이 배후에 존재했음을 암시하였다.

5장은 조선의 양반들이 한반도로 대탈출하는 장면을 묘사하였으며 동양척식회사에서 발행한 ‘조선이주수인초’라는 책자를 증거로 제시하였다. 우리가 친일파 인명록으로 알고 있었던 ‘조선신사대동보’와 족보 책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여 대륙의 양반들이 한반도로 이주해오는 결정적인 증거자료로 제시하였다.

조선사가 밝혀지지 않는 이유는 아직도 서구열강들이 지난 100년간의 과오를 제대로 반성할 수 있는 철학적 사상적 배경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는 조선의 지배층이었던 양반들이 조선말 일시에 대거 한반도로 이주해온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으므로 대륙의 조선사가 우리의 진정한 역사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일본이 만든 조선사와 조선말 사전을 그대로 배우고 있고, 일제강점기 때 편찬한 교육과정을 미군정이 그대로 답습하여 지금도 우리에게 가르쳐지고 있으므로 민족의 정기가 날로 쇠퇴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고 역설한다. 그는 “평생 상고 역사를 공부하다가 최근의 조선사가 서구열강에 의해 조선의 강역과 조선 주체 세력(양반)의 왜곡 및 양반의 한반도 이주라는 엄청난 역사의 음모를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조선 민족의 바른 역사와 한반도 양반 후예들의 역사적 정통성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교육과정을 과감히 개편하여 진정한 조선사와 조선말을 다시 정립한다면 양반 후예의 민족적 자긍심과 자신감은 쉽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역사 날조세력’을 경계하면서 반드시 위대한 조선사를 되찾을 때까지 저자의 집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 저자 박인수는 누구?

서울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역사 연구에 몰두했다. 저서로는 ‘예수님과 빌라도’ ‘아 탈라스’ ‘가림토’ ‘만화로 여는 천재길라잡이’ ‘고인돌의 비밀’ 등이 있다. 상고사협회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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