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때가 어느 때인데… 현대기아차 폐차업체 선정 특혜 의혹

[단독] 때가 어느 때인데… 현대기아차 폐차업체 선정 특혜 의혹 기사의 사진
사진 속 폐차장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국민일보 DB
현대기아자동차가 폐차 재활용 대행 법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폐자동차자원순환관련법규(자원순환법)상 제작사의 자동차 재활용책임 의무이행을 대행하는 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한 폐자동차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4대자원(유리·고무·시트·플라스틱)을 회수해 재활용률 95%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지정한 재활용 대행업체가 폐차를 매집해 사업을 진행한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재활용 되는 폐차 예상규모는 최소 16만대 이상으로 연간 폐차 발생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2일 입찰에 참여할 업체를 대상으로 등록서 접수를 마감했다. 또 등록서를 접수한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설명회와 1차 합격사 선정을 거쳐 2월 27일 우선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했다.

문제는 1차로 등록한 업체 명단에는 없던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오토모바일리사이클링에이전시(AR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는데, 최초 사업 의사를 밝힌 15개 등록업체 가운데 ARA라는 곳은 없다. ARA라는 이름은 1차 합격한 6개 업체 중 ‘중부ARA’라는 이름으로 갑자기 등장하고, 최종적으로는 ARA(가칭)라는 이름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낸다. 그러나 ARA는 중부슈레더라는 입찰참여 업체가 급조한 페이퍼컴퍼니로 법인 등록도 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는 “공개경쟁 입찰에서 등록을 마친 업체가 뒤늦게 유령업체를 내세워서 입찰을 대리한 것은 심각한 절차상 문제”라고 반발했다.

현대기아차는 ARA는 1차 등록에 참여한 중부슈레더가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새롭게 만들려고 계획 중인 회사로 중부슈레더와 같은 회사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사업설명회에서도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ARA가 실체도 없는 유령회사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모회사인 중부슈레더의 재무 능력과 사업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KIS)가 2일 작성한 중부슈레더의 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기업평가등급이 C+로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최하위 수준이며 거래위험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큰 기업’으로 평가돼 있다. 또 중부슈레더의 현금흐름 수익성이 적자인 ‘위험’ 상태라고 밝혔고 최근 연체 및 연체에 준하는 신용사건이 발생한 기업으로 채권 및 신용관리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부슈레더가 입찰 과정에서 실체가 없는 ‘중부ARA’라는 명칭을 급조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여러 업체의 신용등급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ARA의 지분에 현대기아차 관련 특수법인이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ARA에는 현대차 총수 일가의 사돈기업인 폐차 파쇄업체 ‘경한’이 7%의 지분을 갖고 사업에 참여했다. 또 다른 입찰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특수관계사에 대한 특혜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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