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 논쟁 ‘부먹’으로 결론… 국회 입법 추진, 찍먹계는 저지 결의 기사의 사진
탕수육 논쟁이 부먹의 승리로 끝났다. 찍먹계는 반발했다.

대한탕수육협회는 만우절인 1일 SNS(트위터 보기)를 통해 “탕수육은 소스를 고기에 부어 먹는 음식”이라고 밝혔다. 부먹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협회는 찍먹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입장을 짧게 밝혔을 뿐 결론을 도출한 과정이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탕수육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는 오랜 논쟁거리였다. ‘소스를 고기에 부어서 먹는가’(부먹)와 ‘고기를 소스에 찍어서 먹는가’(찍먹)가 논쟁의 핵심이다.

탕수육은 달걀·전분 반죽을 입힌 고기를 기름에 튀기고 채소, 양념과 함께 볶는 음식이다. 문제는 배달이었다. 업소들은 가정까지 배달하는 과정에서 탕수육의 바삭바삭한 식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고기와 소스를 따로 제공했다. 부먹계와 찍먹계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진 이유다. 중국음식점이 많고 거대한 배달망을 갖춘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진 논쟁이다.

탕수육 논쟁은 ‘홍차를 우유에 붓는가’와 ‘우유를 홍차에 붓는가’를 놓고 계파가 나뉜 영국의 밀크티 논쟁, ‘바삭바삭하게 굽는가’와 ‘야들야들하게 굽는가’를 놓고 대립하는 미국의 베이컨 논쟁, ‘밥그릇에 국을 붓는가’와 ‘국그릇에 밥을 마는가’를 놓고 갈등이 빚어진 일본의 국밥 논쟁과 함께 세계 미식가들도 해답을 찾지 못한 4대 난제였다.

부먹계는 그동안 “소스를 고기에 부어서 먹는 방법이 탕수육의 조리법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스스로를 정통파라고 자부했다. 부먹계는 “소스의 양을 조절하면서 부으면 가장 완벽한 상태로 탕수육을 먹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탕수육을 집으로 주문해 고기와 소스를 프라이팬에 담고 볶은 사진을 SNS로 퍼뜨린 서울 안암동 자취생 A씨는 부먹계의 집결을 이끌었다.

찍먹계는 탕수육도 튀김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바삭바삭한 식감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스를 붓지 않아야 한다”는 게 찍먹계의 주장이다. 소스를 붓고 음식을 남길 경우 최악의 식감으로 변질할 수 있는 점, 타인의 취향을 배려할 수 있는 점도 찍먹계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부먹은 상상속의 부족”이라는 가수 아이유(21)의 발언은 찍먹계에 힘을 실었다.

탕수육 논쟁은 그러나 협회가 부먹계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실상 끝났다. 협회는 부먹의 법제화를 위한 상설위원회를 설치하고 국회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찍먹계는 반발했다. 협회 내 찍먹계는 성명을 내고 “협회가 타인의 식감을 존중하지 않는 부먹계의 배타적 식습관을 개선하기는커녕 손을 들어줬다”며 “협회가 입장을 철회하고 찍먹계와 부먹계가 상생할 수 있도록 입법 추진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즐거운 상상력으로 쓴 만우절 기사였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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