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북공정 중단했다는 중국, 알고 보니 지방정부 동원해 고구려 역사 왜곡 지속 기사의 사진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 종료 이후에도 지방정부 산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고구려사 왜곡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중국은 2007년 동북공정 종료 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역사 연구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중앙정부의 입김 하에서 연구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지린(吉林)성 사회과학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곳 산하 기관인 ‘고구려연구센터(高句麗硏究中心)’는 지난해 7월 변강사지연구센터(邊疆史地硏究中心)와 공동으로 ‘고구려 유적 유네스코 등재 10주년 및 광개토대왕비 건립 16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변강사지연구센터는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기관으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추진된 동북공정을 주관했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반발을 고려해 동북공정 종료 이후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역사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사실상 지방정부의 연구 작업을 물밑에서 지원해온 것이다.

고구려연구센터에 투입된 예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전년도보다 예산을 10% 증액해 162만위안(약 2억8500만원)을 배정했다. 이 연구소가 최근 4년간(2012~2015년) 배정 받은 예산 총액은 584만위안(약 10억2760만원)이다. 동북공정 종료 이후인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예산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액수까지 합할 경우 5년간(2002~2007년) 추진된 동북공정 예산 약 1500만위안(약 26억3940만원)과 맞먹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연구센터는 동북공정이 한창이던 2004년 8월 지린성 각지에서 진행 중인 고구려사 연구를 통합 관리하고자 설립됐다. 고조선·고구려·발해 등 고대사 및 근·현대의 한·중 국경 문제 등 한반도 관련 논문을 중점적으로 게재하는 ‘동북사지(東北史地)’를 출간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은밀한 태도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대담한 역사왜곡과 대조를 이룬다. 최근 일본 정부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기술된 중학교 교과서 18종을 검정 통과시켰다. 일부 교과서는 학계에서 사실상 폐기된 ‘임나일본부설’을 마치 정설인양 기술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반해 중국은 한국인의 민족감정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도록 지방정부 차원에서 은밀하고도 치밀하게 역사왜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외교전문가는 “같은 역사왜곡이라도 중국은 다민족국가로서 ‘중화민족’이라는 단일 정체성 형성을 의도한다면, 일본은 ‘보통국가화’를 위한 기반 닦기 차원”이라며 “양국의 의도를 잘 파악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