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의 문화비평]불금없는 주말 없다? : 방송사들의 치열한 불금대첩 기사의 사진
프로듀사 캡처
시청률 최대 격전장은 이제 ‘금요일 밤’

지상파 방송사들이 금요일 밤 혈투를 벌이고 있다. 금요일 밤 시청률을 놓치면 토일 주말 대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PD들은 스스로 ‘불금대첩’에 나선 전사같다고 말한다. ‘불타는 금요일’에 벌이는 방송전쟁을 비유한 말이다. ‘금토 드라마’가 새 편성전략으로 고정되는 추세에서 금요일은 드라마 예능의 최대격전지로 변했다.

tvN이 먼저 불을 댕겼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미생>이 대박을 치면서 타방송사들도 금요일을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상파와 종편의 틈바구니에서 tvN이 노린 불금 틈새전략은 적중했다. 이후 금요일은 가족단위 시청률이 치솟는 황금시간대로 변하고 있다.

물론 이는 시청자들의 생활패턴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주5일 근무제로 금요일부터 사실상 주말이 시작된다. 시청자들의 금요일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종전에 ‘회식일’이었던 금요일 저녁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개인적 시간으로 활용하는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tvN의 금요일 ‘틈새시장’ 전략은 지상파와 종편의 틈바구니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선점한 ‘신(神)의 한 수’라고 평가받고 있다.

tvN의 불금 틈새전략은 ‘神의 한수’

<응답하라 1994>에 이은 <꽃보다~>시리즈는 지금까지 금요일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영석 PD의 <꽃보다 할배>시리즈는 밋밋한 평일인 금요일 밤을 황금시간대로 바꿔놓았다. 드라마도 없고 마땅히 볼 만한 예능도 없던 금요일 밤에 이제 시청자들이 열광한다. 이와 함께 드라마 <미생>은 tvN의 콘텐츠 파워지수를 한껏 끌어올리는 전기를 마련했다.

<꽃보다>시리즈는 ‘할배’에서 ‘누나’ ‘청춘’까지 다양한 ‘스핀오프’(Spin-Off) 작품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스핀오프는 파생작품을 일컫는다. 파생작품들이 매주 상한가를 친다. <꽃보다 할배-그리스편> 시청률은 지난 17일 8.5%까지 치솟았다. 지상파도 어려운 시청률이다. ‘황혼의 배낭여행’이란 콘셉트로 시작한 ‘할배’ 이순재와 박근형, 신구, 백일섭이 벌이는 좌충우돌 배낭여행기는 또다시 여행장르 붐을 일으키고 있다.



꽃보다 할배

지상파3사도 뒤늦게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KBS 2TV는 시청자층이 두터운 에 이어 <두근두근 인도>와 <나를 돌아봐>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이미 지난 10일부터 6명의 청년이 인도에서 겪는 좌충우돌 배낭여행기 <두근두근 인도>는 <꽃보다 청춘-남미, 라오스편 >과 유사포맷이다.



두근두근 인도

5월초 KBS 불금 드라마 <프로듀사>, 과연 <미생>을 넘을까

KBS는 방영예정인 금토 드라마 <프로듀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5월 8일 금요일 첫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방송사 예능국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 <개그콘서트>를 최고정상에 올려놓았던 서수민 PD가 연출을 한다. 티저 동영상이 공개되자 시청자들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 KBS가 금토 드라마를 만드는 자체도 이례적인데다, 예능적 요소가 다분한 주말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관심이 높다.

MBC도 가수경연 프로인 <나는 가수다3>와 독신연예인들의 일상을 다룬 <나혼자 산다>를 편성했다. 일요일 저녁에서 금요일 오후 10시로 옮겨온 <나는 가수다3>의 시청률은 5% 안팎. 지상파 프로그램으로서는 다소 답보 상태다. 반면 오후 11시15분에 심야편성한 독신연예인 관찰예능 <나혼자 산다>는 7~8% 시청률로 비교적 순항 중이다. 독신 내지 1인 가구 증가 속에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 촉발시키는데 성공했다.



나혼자 산다

SBS는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 <정글의 법칙>과 <불타는 청춘>으로 가족단위 시청자층을 겨냥하고 있다. SBS는 3월 27일부터 금요일 오후 11시25분에 <불타는 청춘>을 맞편성했다. 중견 스타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5%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불타는 청춘

지상파 불금 시청률은 아직 답보상태, 불금대박 언제 나오나

이제 지상파 3사가 적극 뛰어든 불금의 TV시청패턴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사다.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도전장을 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불금대박’ 작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아울러 <꽃보다~>시리즈와 드라마 <미생>, 리얼다큐 <삼시세끼>로 불금을 일찌감치 선점한 tvN의 아성을 타 방송사들이 얼마나 공략할 것인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방송사들이 불금 시청자를 얼마나 장악하느냐에 따라 주말 드라마 예능 시청패턴까지 달라질 수 있다. 불금 드라마가 성공할 경우 토요일 주말드라마시청률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요일 밤은 지상파는 물론 종편, 케이블TV가 치열한 시청률 전쟁을 벌여야 하는 혹독한 각축장이다. 톡톡 튀고 창의력이 넘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면 정말 살아남기 어려운 ‘마의 시간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청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지만 방송사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전쟁터다.

금요일 시청률을 놓고 벌이는 불금대첩. 드라마 예능PD들 모두 ‘제2의 나영석’이 되기 위한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하지만 이중 얼마나 살아남아 대박흥행작을 낼지 궁금하다.

방송문화비평가 alps1959@hanmail.net/blog.daum.net/alps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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