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금연전도사’ 박재갑 교수, 담배판매 위헌소송 기각한 헌재 비난 성명 발표 기사의 사진
박재갑 교수. 국민일보DB
금연 전도사 박재갑 서울대병원 교수와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등이 최근 헌법재판소(헌재)가 정부의 담배판매에 대한 위헌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린데 대해 반박하는 성명서를 4일 발표했다.

박 교수 등은 성명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정한 담뱃갑 경고문구에도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산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다’고 쓰여 있었는데, 대한민국 헌재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또 마치 담배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헌재의 논리는 질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담배를 속히 마약과 같은 유해물질로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 등은 특히 흡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는데도 불고하고 헌재가 흡연과 질병이 필연적 관계가 없다고 판단한데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성명서 전문

담배사업법 위헌확인 소송에 대한 헌재의 기각결정”에 대한 반박 성명서

- 흡연과 질병이 필연적 관계가 없다는 헌재의 시대착오적인 논리를 개탄한다 -

I.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자, 이제 갓 성년이 되어 담배를 적법하게 구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 임신 중으로 간접 흡연의 폐해를 염려하고 있는 자, 미성년자로서 장차 흡연의 폐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자, 그리고 흡연관련 질병을 치료하면서 금연 및 담배제조 및 판매금지 운동을 전개해온 의료인 박재갑과 명승권 등의 청구인들을 대리하여 전 법제처장 이석연 변호사는 담배사업법이 헌법에 보장된 생명권, 보건권,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2012년 1월 11일 헌법재판소에 담배사업법 위헌확인(2012헌마38)의 소를 제기하였으며 헌법재판소는 2015년 4월 30일 담배사업법 위헌확인 소에 대하여 기각결정을 하였다.

II. 담배 연기에는 60여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며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은 대마초보다도 중독성이 강하고 아편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므로 제조 판매해서는 안 되는 독극물 마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5만 8천명이 담배로 인하여 사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담배사업법을 통해 담배의 제조와 판매를 보장하고 있기에 위헌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2015년 4월 30일 헌법재판소는 “담배의 제조 및 판매에 대하여 규정한 담배사업법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에 반하지 않으므로 직접흡연자의 심판청구는 기각하고, 간접흡연자의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 요건이 흠결되어 각하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기각, 각하, 심판종료선언]

헌재는 본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담배와 폐암 등의 질병 사이에 필연적인 관계가 있다거나 흡연자 스스로 흡연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의존성이 높아서 국가가 개입하여 담배의 제조 및 판매 자체를 금지하여야만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III. 하지만 이는 올바른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담배와 폐암 등의 질병 사이에 필연적인 인과관계는 이미 의학적 및 역학적으로 증명이 되었으며, 2011년 국내에서진행되었던 담배로 인한 폐암소송 2심에서도 폐암과 흡연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 및 개별적 인과관계까지도 인정했다. 심지어는 외국 담배회사들은 자사 홈페이지에 담배가 폐암을 비롯한 많은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히고 있을 정도이며, 대한민국 정부가 정한 담뱃갑 경고문구에도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산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대한민국 헌재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마치 담배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헌재의 논리는 질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본다.

또한, 헌재는 흡연이 국가가 개입할 정도로 의존성이 높지 않다고 하였으나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의학적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흡연자가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했을 때 6개월 이상 중장기 금연성공률은 5% 미만에 불과하며, 마찬가지로 흡연은 대마초보다 의존성이 높으며 마약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마약관리법으로 마약을 관리하는 것처럼 담배 역시 담배관리법에 의해 엄격히 규제하여야 한다.

헌재는 “담배사업법은 담배성분의 표시나 경고문구의 표시, 담배광고의 제한 등 여러 규제들을 통하여 직접흡연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의안전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담배사업법이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에 관한 과소보호금지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 의무를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약이나 다름없으며 모든 암 발생과 사망의 20-30% 이상을 차지하는 담배의 제조와 매매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본다.

김이수 재판관과 이진성 재판관 두 분은 나머지 일곱 분의 재판관들과는 달리, “모든 국민은 담배가 제조 및 판매되는 한 간접흡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헌법소원에 참여한 두 명의 임산부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위해 요인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합리적인 소수의견을 피력하였다. 두 분 재판관의 지혜로운 판단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다.

IV. 헌법재판소와 국회 그리고 정부에 촉구한다.

1. 발암물질이란 인간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유해물질을 말하며, 발암물질은 한가지만 검출이 되어도 철저하게 통제 관리를 하고 있다. 담배연기에는 60여종의 발암물질이 확인되었으므로 담배를 속히 유해물질로 규정하여야 한다.

2. 담배연기 속의 니코틴은 대마초의 성분보다도 중독성이 강하며 아편 정도의 중독성이 있으므로 담배를 속히 마약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3. 담배를 산업의 대상으로 보고 기획재정부에서 주관하는 시대착오적인 담배사업법을 하루속히 폐기하고, 국민의 건강에 중점을 두고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담배관리법을 제정하여 담배를 엄격히 규제하여야 한다.

4. 흡연의 폐해로 매일 160명의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는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가 이틀에 한번 꼴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5. 담배는 질병, 장애,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 중 예방이 가능한 단일원인이다.

6.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여 흡연자수가 관리가능 할 정도로 줄면 흡연자들을 중독자로 등록, 관리하고, 시중에서는 담배를 구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7.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궁극적으로 담배는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하여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의료인들은, 담배사업법 위헌확인 소송에 대하여 흡연과 질병이 필연적 관계가 없다는 시대착오적인 논리에 근거한 헌재의 기각결정에대한반박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가장 많이 위태롭게 하는 독극물 마약인 담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부단 없는 노력을 계속 할 것을 다짐한다.

2015년 5월 담배사업법 위헌소송 청구인 박재갑, 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서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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