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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르포] 미래 베니스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국관… 전 세계 예술가들 찬사

[베니스비엔날레 르포] 미래 베니스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국관… 전 세계 예술가들 찬사 기사의 사진
“한국관은 공간적 특성을 잘 살려 인상적입니다. 건축물을 오브제로 접근한 게 흥미 있어요.”(암스테르담 스테델릭미술관의 베아트릭스 루프 관장)

120년 역사의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가 9일(현지시간) 공식 개막을 앞두고 6일 각국 언론과 미술계 관계자에게 사전공개(프리뷰)됐다. 한국관을 비롯한 89개국 국가관(파빌리온)이 선의 경쟁을 벌였다. 국제전에서는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위저(52) 전시감독의 지휘 아래 53개국 136명 초청 작가들이 주제인 ‘모든 세계의 미래’에 맞춰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국관, 공간적 한계는 극복했지만 주제…=베니스비엔날레는 3대 비엔날레 중 유일하게 국가관을 통해 국가끼리의 경쟁 형식도 취한다. 행사장소인 자르디니 공원에 국가관이 산재해 있다. 1995년 국가관 중 가장 마지막에 생겨난 한국관은 외관이 유리로 된 취약점 있다. 이번에 전시된 ‘축지법과 비행술’은 그런 건축적 한계를 장점으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이숙경 큐레이터(영국 테이트모던 큐레이터)와 전준호(45)·문경원 작가(45)의 합작품으로 베니스가 물에 잠긴 가상의 미래에 한국관이 유일하게 섬처럼 살아남은 상황을 설정했다. 이곳에 사는 예술가 같기도 하고 모르모트 같기도 한 주인공(임수정)의 사이버틱한 일상을 영상 언어에 담았다. 7개 영상은 건물 내부(5개)뿐만 아니라 외부(2개)에도 구현됐다. 안과 밖이 하나로 이어지는 중층적 영상인 셈이다. 외부 영상 1개는 곡면 LED기술이 구현됐다. 중소기업 베이직테크의 기술력이다. 미국 뉴뮤지엄 부관장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의 공동 디렉터 줄리아 페이튼-존스을 비롯한 각국 미술계 관계자와 가디언, 르 피가로 등 해외 언론의 방문이 잇따랐다.

그러나 정치적 미술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가늠하는 국제전과 비교하면 거리가 있다. 미국관, 호주관을 포함한 국가관은 환경문제 등에 대한 영상, 설치작품을 전시했다.

◇국제전 한국 참여 작가, “가족사는 세계사”=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 두 곳에서 펼쳐진 국제전 초청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국제전을 지휘한 엔위저 전시감독의 정치적 성향이 강하게 발산된다. 환경 파괴, 자본주의적 욕망 등에 대한 비판이 많다. 한국 작가 3명의 작품도 같은 맥락 하에 있다. 김아영(36), 임흥순(46)은 가족사를 지구촌의 문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김아영이 ‘음악극’ 형식의 퍼포먼스로 표현한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 기름을 드립니다, 쉘’은 중동 근로자로 일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한다. 2차 석유파동과 산유국의 자본주의적 욕망이 동시대 아시아 남자들의 삶을 좌우한 것을 비판한다. 지휘자 1명과 싱어 6명이 펼치는 45분간의 보이스 퍼포먼스에는 ‘아, 어’ 등의 외마디, 한국어 중얼거림, 영어 노래가 섞여 있다. 프랑스 팔레 드 도쿄의 프로그램 디렉터 파이엔 다네시는 “여러 언어가 섞인 음악극 형식이 독특하다”고 했다.

임흥순의 65분 다큐 영상 ‘위로 공단’은 캄보디아, 베트남의 봉제공장에서 마트의 캐시어, 콜센터 감정 노동자까지 22명의 인터뷰를 담았다. 봉제공장 보조로 일했던 어머니에게 바치는 작품이기도 하다. 남화연(36)은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투기를 소재로 자본주의적 욕망을 영상 퍼포먼스로 시각화했다. 각 부문 수상자는 개막일에 발표한다.

베니스=글·사진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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