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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는 일본어일까요 한국어일까요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쓰는 일본어로 ‘구라’(거짓말)와 ‘애매하다’(모호하다)가 뽑혔다. 그런데 이 단어들은 정말 일본어의 잔재일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 등은 서울·경기 지역 남녀 대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일본어의 잔재로 ‘구라’(57.9%)와 ‘애매하다’(55.1%)가 꼽혔다고 11일 밝혔다.

하지만 ‘구라’와 ‘애매하다’는 어원이 명확치 않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구라’를 ‘거짓말 또는 이야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애매하다’는 ‘희미하여 분명하지 아니하다’는 뜻과 함께 한자(曖昧하다)로 표기돼 있다. 국립국어원이 작성한 ‘일본어투 어휘’ 자료에도 두 단어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구라’가 ‘속이다’는 뜻의 일본어 ‘쿠라마스(くらます)’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많다. ‘曖昧’는 일본어와 중국어에 모두 있는 한자어여서 ‘애매하다’의 뿌리가 일본어인지 중국어 ‘아이메이(曖昧)’인지 학계에서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구라’와 ‘애매하다’가 우리말이나 한자어라든지, 혹은 일본어 표현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계에서도 논쟁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 연구팀은 어원이 명확하지 않지만 일본어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단어들도 설문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일본어의 흔적이 남았는지 확인조차 힘든 단어들을 무분별하게 쓰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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