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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눈에서 피가?…20대 여성 ‘불가사의 희귀병’과 사투

눈, 팔, 허벅지 등에 시도때도 없이 시커먼 멍이 들고, 눈과 혀에선 아무런 이유도 없이 피가 흘러나온다.

얼핏 괴기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 같지만 실제 하와이의 한 여성이 수년째 겪고있는 ‘미스터리한 병’의 증상이다.

16일(현지시간) ‘하와이뉴스나우(hawaiinewsnow)’방송과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 오하우섬 와이켈레에 사는 리니 이케다(24)는 눈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매우 희귀한 병을 앓고 있다.

수십명의 의사들이 리니의 증상을 살펴봤지만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절망과 공포 속에서 병을 숨기며 조용히 살아오던 그녀와 가족들이 세상을 향해 ‘한줄기 희망 찾기’에 나섰다. 언론에 그녀의 사연을 공개하고 전세계 의료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리니에게 악몽이 시작된 것은 고등학교 졸업할때부터 였다. 그전까진 수영과 인형, 축구를 좋아하는 발랄한 10대였다. 그런데 2008년 어느날 눈과 팔, 등 온몸에 시커먼 멍이 들기 시작했다. 외상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30여명의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하다 미네소타주 메이요클리닉에서 ‘가드너 다이아몬드 증후군’(gardener diamond syndrome)이란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주로 여성 성인의 피부에 통증을 동반한 출혈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스트레스나 불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리니는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더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학교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더욱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다. 그녀의 혀 가운데 부분이 갈라지고 수일동안 피를 흘리는 증상이 나타난 것. 양쪽 눈에서도 예고없이 시뻘건 피가 흘러 나왔다. 주로 그녀가 잠든 시간인 새벽 2~5시 사이에 피를 흘린다.



리니의 부모는 의료진 도움을 받아 가드너 다이아몬드 증후군의 몇몇 사례를 살펴봤지만 딸처럼 눈과 혀에서 피가 나오는 환자는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리니는 “눈이 퉁퉁 붓고, 쓰라린 느낌이 들면 눈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몸에 멍이 나타나기 시작할 땐 해머로 뼈를 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때문에 주변사람들은 그녀가 학대 받는 것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

그녀는 혀 갈라지는 증상 때문에 11번이나 상처 부위를 지지는 수술을 받았고 7차례 수혈을 받기도 했다.

리니의 엄마 리사 이케다는 “딸 방에서 얼굴이며 침대가 피범벅이 돼 있는 걸 발견하곤 깜짝깜짝 놀란다”며 가슴 아파했다.

리니에게 또 하나의 고통은 주변의 시선이다. 그녀는 밖에 나갈때 피흘림 흔적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눈 패치를 달고 나간다. 보는 이들은 ‘해적 같다’며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병마에도 보조 교사 일을 거의 빠지지 않는다.



“나를 위해 싸워주는 고마운 분들, 나를 믿어주는 가족들, 그들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리니는 그동안 조용하게 병마와 싸워왔다. 가족과 친한 친구들만 그녀의 고통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자신의 스토리를 세상과 공유하기로 했다. 왜 일까.

“어두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고 싶습니다. 정상인처럼 살고 싶어요. 나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찾으면 서로 위안이 될 수도 있잖아요.”

불가사의한 병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리니에게 전세계인들의 응원이 필요할 듯 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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