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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절대 않겠다고 서약하고 증인 서명 받아와!”… 어떻게 이걸 초등 1학년생들에게?

“자살 절대 않겠다고 서약하고 증인 서명 받아와!”… 어떻게 이걸 초등 1학년생들에게? 기사의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나는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중략)… 절대로 자살하지 않을 것을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게 ‘자살금지 서약서’를 발송한 학교의 행태를 고발하는 한 학부모의 글에 누리꾼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학부모가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인데 함께 첨부한 서약서에는 본인은 물론 증인 서명난까지 있다.

서약서는 “나는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절대로 자실하지 않을 것임을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라는 서약문구와 몇가지 실천조항이 담겨있다.

실천조항은 총 4가지로 ‘1. 나 OOO은(는) 절대로 자살하지 않을 것이며,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2. 나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적당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겠습니다. 3. 내 주변에 자살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없애며 술, 담배 등 약물에 의지하기 않겠습니다. 4. 나는 자살하지 않기 위하여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상담하겠습니다’다.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한 조치로 보이지만 과연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적당한 표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글쓴이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이런 문장을 읽고 서명을 하고 증인이 있어야 한다니요?”라며 “여기에 쓰인 끔찍한 단어를 과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읽고 내용 이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 학교와 교육담당자는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지 알까요?”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생명 소중함에 대한 표현도, 아이들 수준에 맞은 안내장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자살율 낮추기 실적내기에 급급한 교육청과 학교는 진심으로 아이들 수준에 맞는 생명교육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반성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충고했다.

글쓴이는 또 “학부모로서 아이에게 보여줄 수 없는 안내장이다. 이게 우리나라의 인성과 생명교육 수준이다”며 현실을 개탄하고 부끄럽다고 끝맺었다.

글을 본 누리꾼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윗물이 다 썩었는데” “서약서 낸다고 자살 안하겠습니까?” “학교가 정신줄을 놨네요” “교육자들이란 사람들 참 어이가 없습니다” “교육환경을 바꿔야지 저런 살벌한 문구로 뭘 하겠다고” “전형적인 탁상공론의 결과물이네요” 등의 댓글이 이를 방증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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