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 6. ‘차이메리카’ 중국의 외투 속에 가려진 그림자

‘공연이 좋으면 관객은 몰린다’

[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 6. ‘차이메리카’ 중국의 외투 속에 가려진 그림자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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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훈 연출의 ‘차이메리카’가(4.14~5.15)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올려졌다.

두산아트센터는 자체적으로 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신진 예술가들을 대폭적으로 발굴하고 지원 사업을 다양화 하면서 연극·문화의 공간으로 제 색깔을 찾았다는 평가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프로그램을 넓히고 공연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면서 실험성, 대중성, 문화의 보편적 극장공간으로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극단 ‘작은 신화’를 통해 실험적인 연극을 생산해 내고 있는 최용훈 연출 특유의 간결한 무대문법이 ‘차이메리카’의 신선도가 융합되면서 100석 규모의 스페이스 111의 객석 점유율을 90%까지 끌어 올렸다. 5주 동안 공연되면서 2500명이 차이메리카를 관람했다. 두산아트센터로서는 좋은 작품을 개발한 셈이다.

문화만큼 생산적인 수단이 없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에서 앞 다투어 대형극장을 세우고, 다양한 예술작품들과 대중적인 문화기호로 흡수되기 위해 차별화된 작품유치, 작품개발, 예술가지원프로젝트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작품을 개발하고 유치하는 대형극장은 뮤지컬 전문극장, 연극예술전용극장, 예술의 실험성과 대중성, 그리고 다양한 전시까지 흡수하고 있는 복합 문화 예술극장 등 다양하다. 그러나 극장별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특성화가 이루어져야 관객이 반긴다.

이런 면에서 두산아트센터는 신진예술가 발굴과 지원, 연강홀을 중심으로 하는 뮤지컬 및 대중성이 확보되어 있는 대형공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 두산아트센터는 연극, 뮤지컬, 전시 인문학 강좌로도 그 폭을 넓히면서 대중적인 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확고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자체 제작 및 다양한 공연기획프로그램을 통해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 하면서 극장 안으로 수용하고 참신한 작품을 내놓으면서 관객들에게 두터운 신뢰감을 형성하고 있다.

대여 극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연강홀에서는 작년부터 이어진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뮤지컬을 시작으로 ‘곤, 더 버스커’(박용진 연출)를 끝냈고, 김광보 연출의 ‘엠, 버터플라이’(4.11~6.07)가 공연 중에 있다. 앞으로 ‘베어 더 뮤지컬’(6~18~8.23. 이재준 연출)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고, 음악극 ‘밀회’(9.16~12.06. 원작 노엘 카워드, 연출 사이먼 하비)가 공연예정에 있다.

이에, 스페이스 111 두산 아트 랩(Doosan Art LAB)은 다소 실험적인 예술작품을 선별해 젊은 연극 예술가들의 파격과 실험적인 무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뛴다. 작품의 완성도에 의존하지 않고, 거칠어도 가능성을 우선 판단한다.

신진예술가들이 작품에만 집중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끊임없이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 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극단 <파랑곰>의 박웅 작 연출로 ‘치킨게임’을 시작으로 6개의 작품 <김민홍, 곽고은, 정진수 구성연출 ‘유목적 표류’>, <적극 작 연출의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이주아 연출의 ‘미제리꼬르디아’>, <이보람 작 부새롬 연출의 ‘여자는 울지 않는다’>, <작, 정진새 연출, 진영 ‘브레인 컨트롤’>을 올리고 막을 내리면서 젊은 연출가 및 극단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창작육성 프로그램’은 연극분야를 비롯해 예술전반에 걸쳐 잠재력 있는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3~5년까지 공연의 특성에 따라 지원을 하면서 신작을 기다린다. 해외에서 작품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요해도 작품개발에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이러한 차별화된 공연유치와 개발, 지원프로그램의 전략으로 극장운영의 특성화를 만들면서 많은 고정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이외에도 젊은 연출가 및 극단들의 실험성이 강한 연극작품을 선보이면서도 동시대에 강한 울림을 줄 수 있는 국·내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중견 연출가들과 작가들이 합류하면서 대중성, 실험성, 예술성을 고루 갖추고 있는 작품을 선별하고 발굴해 연극적인 무게감을 주고 있다.

두산인문극장은 연극, 강연, 전시, 영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면서 매년 주제를 정하고 작품과 프로그램을 정하고 있다. 올해는 2015 ‘예외’라는 부제로 이루어진 공연 선별 작품에는 고전극의 해체를 통해 연극적 현대화에 능숙한 김현탁 작, 연출로 극단 성북동 비둘기의 ‘열녀춘향’이 두산아트센터에서 재공연 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최용훈 연출의 ‘차이메리카’는 무대 배경을 걷어내고 작품의 상징성과 배경을 영상으로 무대전면으로 투사하면서 은유적이고 도발적인 표현으로 발칙한 무대형상을 입체감 있게 만들었다.

이 작품 외에도 올해 연말까지 박근형 연출, 이와이 히데토 작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5.26~6.20)와 박지혜 연출로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신작(11.13~11.28)등 볼만한 7개 작품이 올해 꾸준하게 올려진다.

“두산아트센터 작품을 통해 생각의 메시지들을 마음으로 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두산아트센터 윤 빛나리(30·공연담당 매니저)씨의 설명이다.

진실에 가려진 탱크 맨 의 기억, 중국의 외투 속에 가려진 그림자.

실제 ‘탱크맨’의 존재는 한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졌다. 뉴스와 인터넷이 검열되고 통제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탱크맨의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실제 인물의 존재는 중국당국에 체포, 복역, 이민, 죽음과 생존 등 무성한 소문만 돌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실제 탱크맨의 존재를 통해 ‘차이메리카’ 이야기를 차용한다.

1989년. 무대전면에 덮여 있는 영상으로 실제 ‘탱크맨’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가 투영된다.

중국의 민주화를 외치며 천안문 광장에 모여든 수많은 군중들. 길가를 막아서고 있는 탱크. 마치, 군중 속으로 달려들 것 같은 태세다. 검은 봉투를 들고 앞을 막아선 남자. 탱크도 군중들도 숨을 죽인다. 탱크 포탑은 서서히 움직이면서 검은 봉투를 든 남자를 응시한다. 길쭉한 주포는 강한 화력을 토해낼 듯 천안문 도로에 우두커니 서 있는 불청객을 숨죽여 응시한다. 탱크위로 올라선다.

군중들의 시선은 검정봉투를 든 불청객으로 집중된다.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은 없다. 숨죽여 기다린다. 1m 정도 계단에서 툭 하고 편하게 뛰어 내리 듯 탱크에 내려선다. 움직이는 탱크. 검은 봉투를 들고 두 팔을 벌려 탱크 앞을 강하게 막아선 한 남자가 보인다. 호텔에 있던 미국 사진기자 극중 인물(조 스코필드)는 역사의 현장을 포착한다. 카메라로 빨려 들어간 역사의 장면은 검은 봉투를 들고 두려움을 떨지 않은 채 탱크 앞을 당당하게 막아선 남자의 사진 한 장으로 기록됐다.

작가(Lucy Kirkwood)쓴 ’차이메리카’는 2014년 영국에서 초연되면서 영국 올리비에 어워드 작품상을 비롯해 영국 평론가협회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89년부터 미국의 대선이 이루어진 2012년도 까지를 무대 배경으로 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미국, 사회주의 국가 권력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자본주의를 흡수 하고 있는 중국 얼굴에 두 그림자를 투영한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 하면서도 강력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흡수했다. 세계 G2국가로 성장한 중국. 전 세계의 시장경제와 기업은 중국의 13억 인구대국의 경제시장을 통하지 않고는 세계적 기업이라 말하기가 머쓱해 졌다. 작가는 현재 중국의 얼굴을 사회주의 국가 권력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자본주의화 되어가고 있는 중국의 가려지고 갈라진 이면을 들여다본다. 몸은 사회주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외투는 자본주의 색감으로 칠해지고 있는 중국의 속살에 의문을 품고 있는 태도다.

수 천년동안 이어진 중국의 역사성과 그 역사의 틈에 견고하게 서 있는 중국은 시장경제 개혁개방에 강한 시동을 걸면서 거대 세계자본을 흡수하고 인구대국으로써 강한 화력으로 불을 뿜으며 세계경제 중심에 서 있다. 중국은 외형적 거대자본주의의 두꺼운 외투를 입고 서 있고, 사회주의 국가권력 체제도 유지하고 있다. 작가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로 뒤섞여진 중국의 틈을 응시한다.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는 1989년을 기점으로 2012년 동안 23년의 시계의 초침을 과거부터 현재로 돌려놓는다.

작가는 사진 한 장에 담긴 이름 없는 영웅 ‘탱크맨’의 진실과 죽음의 생존을 들추어낸다. 검은 봉투 속에 감추어진 정체와 탱크맨의 진실, 죽음과 생존의 불투명, 작가는 ‘차이메리카’의 서사를 풀고 이야기를 강하게 전진시키기 위해 인물관계에 묘한 수를 설정하고 두터운 실타래로 비추어지는 중국의 두 그림자를 붙이고, 떨어트리고, 풀기를 시도한다.

23년의 시계의 초침을 좁히고, 떨어트리면서 자본주의 상징들이 촘촘히 밀집되어 있는 중국의 이면을 그려내고 툭툭 털어낸다. 작가는 ‘차이메리카’를 끌고 가기 위해 몇 가지의 인물의 특수한 설정을 한다. 작가는 중국의 두 얼굴의 그림자를 들추고 도려내기 위해 특수한 인물의 상징적 설정을 시도하면서 23년의 시계의 초침을 좁히고, 떨어트리면서 자본주의 상징들이 촘촘히 밀집되어 있는 중국의 이면을 도려낸다.

우선 작가는 ‘차이메리카’의 굵은 이야기에 두 개의 시선을 던진다. 극중 인물 중국인 (장린, 역 최지훈)과 미국인 사진기자 조 스코필드의 20년이 넘는 우정을 설정한다. 두 우정을 묶어 서구화 되고 있는 중국과 미국에서 살아가면서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 동화되지 못한 채 불법 이민자로 살아가는 중국인들을 투영한다. 이러한 두 얼굴의 비치는 투영 속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가려진 맨 얼굴들을 들어올린다.

영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아는 중국인 장린은 극의 마지막에서는 존 스콜필드와 우정을 풀어헤친 채 장린을 탱크맨으로 동일시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다.

1989년 6월5일. 극중 인물 장린은 천안문의 격렬한 시위로 아내를 잃게 된다. 그 죽음의 기억은 그를 과거로 멈추어 세운다. 그에게 남겨진 것은 아내가 남긴 소지품들이다. 검은 봉지 두 개를 꺼내 간호사가 남겨둔 아내의 흔적들을 담는다. 천안문 광장에 탱크 앞을 막아서고 있는 실제 ‘탱크맨’의 영상의 모습을 ‘장린’은 그대로 흡수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동화되지 못한 채 중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식인 ‘장린’을 투영하면서 작가는 G2국가인 중국의 거대 외투 속에 가려진 인권문제, 사회주의 체제의 권력성, 미디어와 인터넷 검열, 소통의 폐쇄성, 공안의 감시와 고문, 자본주의화 되고 있는 문화의 퇴폐성,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미국으로 떠나는 중국이민자들 삶을 들어올린다. 극중에서는 중국 공안들이 미국을 상징하는 나이키 신발을 신고, 골프채를 들고 나오면서 자본주의 문화에 가려진 사회주의 국가 체제의 모순들을 노골적으로 비틀고, 조롱한다.

이런 조롱은 당을 위해 젊음을 바친 극중 인물 밍 샤올리(역, 홍선경)의 극중 삶을 통해 극대화 된다.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간 뿌연 안개는 쉴 틈 없이 숨을 조여 온다. 심해지는 기침소리는 허름한 아파트의 갈라진 벽면을 뚫고 장린의 가슴으로 향한다. 장린은 이 ‘밍’의 너덜너덜한 삶을 마주하면서 현재 중국의 현실을 고민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처절한 몰락을 그려내면서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묶어낸다.

뿌연 안개를 쉴 새 없이 마시고 그에게 되돌아온 것은 구원이 아닌 쓸쓸한 죽음의 최후를 맞는 아이러니를 설정한다. 낡은 아파트에서의 쓸쓸한 죽음을 맞는 극중 인물 ‘밍 샤올리’ 를 통해 작가는 현재 중국의 사회주의 체계에 회의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살아진 1989년 천안문의 군중들의 외침과 ‘탱크맨’이 현재에도 유효한지를 묻는다. 이번 ‘차이메리카’는 최용훈 연출 특유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공연예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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