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립스틱] ③무명 중저가 브랜드에 무릎 꿇은 샤넬 기사의 사진
립스틱 문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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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때 작은 투자로 큰 만족감을 주는 상품의 매출이 높아진다는 이론입니다. 1930년대 미국의 경제대공황 당시 만들어졌다네요. 립스틱이나 넥타이가 대표 상품으로 꼽힙니다.

우리들도 종종 립스틱 효과를 즐기지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본래와는 조금 다른 립스틱 효과로 자기만족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고가 수입 브랜드의 가방은 들지 못해도 같은 브랜드의 립스틱은 쓰는 것이지요.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샤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이 샤넬이 이름값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이번 국민 컨슈머리포트의 립스틱 평가에서 샤넬은 꼴찌를 했습니다. 샤넬 립스틱은 그 명성답게 가격도 제일 비쌌습니다. 샤넬 립스틱은 3.5g에 4만1000원(g당 1만1714원)이나 했습니다. 평가 대상 중 제일 싼 페리페라는 4.3g에 1만원(g당 2326원)이었습니다. 샤넬 립스틱이 무려 5배 이상 비쌌지요. 그러나 평가 점수는 페리페라의 절반도 채 안되는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최종평가에서 샤넬 립스틱은 5점 만점에 2.0을 받았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40점으로 낙제점이지요. 페리페라 립스틱은 4.2(84)점으로 이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샤넬은 전 항목에서 중저가의 국산 브랜드 페리페라보다 점수가 낮았습니다.

샤넬 립스틱은 텍스처(2.6)와 발색력(2.4), 성분평가(1.8)에서 최하점을 기록했습니다. 평가자들은 좋지 않은 화학성분이 꽤 많이 들어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탈크가 문제였습니다. 안지현 AnG클리닉 원장은 25일 “탈크는 국제 암 연구 기관이 ‘발암 의심 물질’로 구분한 성분”이라면서 “석면이 없는 탈크인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섬유형 탈크인지 구분할 수 없어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석면이 없는 탈크는 비발암성 물질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단체들은 1990년대초 탈크를 사용한 모든 화장품에 발암위험성 경고 표시를 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샤넬에 수모를 안겨 주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페리페라는 발림성(4.0), 착색력(4.4)에서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성분공개 후 2위에 머물렀으나 ‘착한 가격’ 덕분에 최종평가에서 1위로 올라섰지요. 박선영 국제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품질이 뛰어난 데다 성분 배합도 우수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면서 최종평가에서 최고점을 주었습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맥 립스틱(3.6g·3만3000원)은 최종평가에서 2위를 차지해 체면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발색력(2.4), 착색력(1.6), 지속력(2.0) 등에서 최저점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습니다. 박 교수는 “발림성과 발색력이 낮아 립스틱을 여러 번 덧발라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1차 총평가에서도 3위에 머물렀으나 성분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점수를 만회했습니다. 안미나 이경민 포레 부원장은 성분평가에서 “피마자 오일, 라놀린 오일 등 안정적인 보습제와 천연 오일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면서 5점을 주었습니다.

3위를 차지한 에스쁘와 립스틱(3.5g·1만9000원)은 1차 총평가(1.8)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성분평가(3.6)에서 2위로 올라섰습니다. 성분 평가에서 최고점을 준 피현정 브레인파이 대표는 “위험군에 속하는 성분이 거의 없지만 천연성분보다는 합성성분이어서 아쉽다”고 했습니다.

클리오 립스틱(3.5g·1만8000원)은 텍스처(3.4) 발색력(4.4) 지속력(4.0)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1차 총평가(4.4)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성분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으면서 결국 4위에 머물렀습니다. 최윤정 에프북 에디터는 “발색이나 착색력은 뛰어나지만 립스틱은 아무래도 먹게 되므로 파라벤 설페이트 마이카 등 문제 성분이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으시죠. “우리 계급장 떼고 끝장 토론을 하자”고. 여러분! 화장품 고르실 때 브랜드는 가리고 품질만 보세요. 고가의 수입제품보다 품질이 좋은 중저가 국산 화장품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착한 가격에 피부에도 좋은 그런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소비생활 아닐까요.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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