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검사 안 하면 고위직 친척한테…” 보건당국 움직인 한마디 기사의 사진
메르스 확산을 두고 질병관리본부의 책임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최초 감염자가 메르스 검사 요청을 했는데도 보건당국이 “메르스 발병지역이 아닌 바레인에서 왔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환자의 가족들이 검사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정부기관에 있는 친인척에게 알리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최초의 메르스 환자 A씨는 17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료를 하던 해당 병원 의사가 메르스를 의심했고, 환자가 중동지역인 바레인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한 후 18일 오전 질병관리본부에 확진 검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이 메르스 발생국이 아니라며 검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 요청을 한 병원에 12가지 다른 호흡기 검사를 해봐라 차일피일 일을 미루었다. 병원 측은 12가지 검사를 다 해봤지만, 아닌 것으로 나오자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검사를 다시 요청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틀동안 검사가 미뤄지는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은 “검사를 안 해주면 정부기관에 있는 친인척에게 알리겠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 측에 “만약 메르스가 아니면 해당 병원이 책임져라”는 단서를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최초 감염자가 최초 검사를 요청한 시점보다 이틀이나 지난 20일에서야 메르스 확진 검사결과가 나왔다. 메르스는 강력했다. 첫 감염자로부터 메르스는 퍼져 1일 오후 3시 현재 확인된 환자수는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5명은 상태가 불안정하고 이 가운데 2명은 위독한 상태다. 메르스 확진환자와 접촉해 당국으로부터 격리대상자로 분류된 사람만 680여명을 넘어섰다.

A씨는 메르스 판정을 받은 직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의 역학 조사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여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특정 나라만을 메르스 위험 지역으로 지목한다. 반면 미국은 중동지역 전체를 메르스 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일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하거나 융통성 없이 적용했다”고 시인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달 31일에서야 “메르스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최초 환자에 대한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한편으로, 정부는 메르스 괴담 확산 방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SNS상의 메르스 관련 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범죄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청주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나왔다”는 글을 유포한 1명을 지난달 31일 소환 조사해 최초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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