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시대였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일자리들이 사라져갔다. 학교는 제 기능을 상실했고, 아버지들은 사회적 무력감에 시달렸다. 가난은 부모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에 훼방을 놓았다. 1970년대 미국 뉴욕의 흑인사회는 이렇게 베트남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거리로 내몰렸고 이 아이들이 모이던 ‘게토’에서 힙합이 태어났다. 30년 세월이 지나면서 거리의 힙합은 클럽으로 흘러들었다. 클럽 힙합은 곧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팝 음악에 힙합 장르의 문법이 쓰였다. 기획사가 만들어낸 아이돌 래퍼까지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 힙합은 대세 음악이 됐다.

미국 뉴욕의 음악이었던 힙합이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음악이 된 것은 왜일까. 국내에서 흑인 음악 매거진으로 정평이 나 있는 ‘힙합엘이’의 집필진 김정원, 김현호, 박준우, 심은보, 이인성이 이 흐름을 짚어냈다. 힙합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스눕 독, 나스, 제이지, 에미넴, 50센트 등 익숙하고 유명한 힙합 뮤지션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힙합에 대한 이해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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