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진상규명 투명히”… 유체이탈 화법 ‘달변가 그네’ 인기 기사의 사진
사진=달변가 그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국민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그네’라고 칭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몰려가 화풀이를 하는 상황이다.

화풀이 대상이 된 페이스북 페이지는 ‘달변가 그네’라는 이름으로 지난 2일 개설됐다. 페이지는 개설 이틀 만인 4일 좋아요 수 1600여건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게시물 수는 5건 정도에 불과하지만 반응이 뜨겁다. 글마다 수십 여 건의 댓글이 달리고 있고 좋아요 수 또한 수백여건에 이른다. 페이지를 캡처한 이미지가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오르내리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달변가 그네가 삽시간에 주목을 끈 이유는 기발한 콘셉트 때문이다. 페이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개설자는 박 대통령의 평소 말투를 따라해 글을 작성하고 있다. 국가 재난 상황마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박근혜 화법을 교묘하게 차용했다.

“이 콘셉트야말로 택배를 반드시 받을 수 있다라는 것과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진상규명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나도 알겠다.”(택배 받는다는 표현은 국정원이 택배 기사를 위장해 집에 찾아오면 어쩌냐는 불안감을 표현한 말.)

“제가 아무런 활동이 없다는 것은 끌려가게 되고 책임소재가 이렇게 돼서 절차가 투명하게 페이스북 활동을 못하게 되는 겁니다.”

“투명한 페이스북 도달 절차를 이해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으며 또한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2·3차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즉 그것은 제가 알겠다는 사실이고 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문장의 앞 뒤 호응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글쓴이의 의도로 보인다. 또 진상규명, 절차, 2·3차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등의 표현은 낯설지 않다.

페이지 인기는 최근 일고 있는 박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과도 맞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해 책임 회피성 발언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아, 모르겠다”는 뜻의 인터넷 유행어 ‘아몰랑’을 떠올리게 한다는 조롱까지 나왔다.

메르스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환자와 격리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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