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다면서요!” 삼성서울병원장이 말을 바꿨다

“병원이 위험하다는 것은 완전한 오해”라는 보건당국, 작은 위험도 간과하지 말기를…

“안전하다면서요!” 삼성서울병원장이 말을 바꿨다 기사의 사진
“병원이 위험하다는 건 완전히 오해라면서요?”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의 180도 뒤바뀐 입장이 인터넷에서 화제입니다. 송 원장은 4일 새누리당 메르스 비상대책특위 간담회에서 “메르스 격리가 이뤄지는 병원이 위험하다는 건 완전 오해”라며 메르스의 위험 수준을 낮게 봤습니다.

입장은 단 3일 만에 바뀌었습니다. 송 원장은 7일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번 환자로부터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던 환자 285명, 의료진 등 직원 193명과 14번 환자로부터 노출된 893명에 대해서 파악되는 대로 통보와 필요한 격리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만큼 병원 내 감염의 위험을 인정했다는 뜻이지요.

송 원장은 박상근 대한병원협회 화장의 추천으로 4일 열린 새누리당 메르스 비상대책특위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송 원장은 “엄밀히 말하면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이 아니라 진료한 병원이라 말해야한다”며 “이 병원들이 오히려 메르스에 대한 격리 등이 실시되니 그 병원이 위험하다는 건 완전히 오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 원장은 국내 감염내과 분야 최고 권위자입니다. 대한감염학회 전 이사장이었고, 한 대학의 원장을 거쳐 삼성서울병원의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특위에서 최고 권위자의 발언은 강력했죠. 그는 “메르스는 손을 잘 씻고 개인위생만 잘 지키면 일상생활에 지장 줄 정도는 아니란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며 “위기 상황인건 틀림없지만 이 병 자체의 전파력이나 중증도에 대해서는 많이 포장됐다는 생각”이라고 의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당시 한창 논란이 됐던 ‘교내 휴교’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송 원장은 “학교가 휴업한 것도 큰 논리적 연관관계가 없다”며 “순전히 학부모들이 휴업으로 인해 문제가 안 되나 불안해하겠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거나 중동에 간 것이 아니면 막연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르스는 안전하다”는 확신은 3일도 안 지나 ‘과신’으로 판명 났습니다. 메르스는 3일 만에 병원을 휩쓸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확진자수는 8일 현재 34명으로 늘어났지요.

어찌 보면 병원명 미공개의 가장 큰 희생자는 삼성서울병원이었습니다. 다른 병원서 폐렴으로 이송된 환자가 메르스 환자였던 거죠. 이 환자가 메르스 의심환자로 추정된 것은 이틀이나 지난 29일에서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삼성서울병원으로 이 사실을 통보하기 전까지 병원은 무방비로 메르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죠.

이틀 동안 14번째 환자는 수백명의 사람에 노출됐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의무기록과 CCTV 등을 통해 파악한 노출 인원만 환자 675명과 의료진 등 직원 218명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3차 감염자로 확진을 받았습니다. 8일 현재 확인된 삼성서울병원 내 확진자는 34명이죠. 8일 낮 발표된 10대 확진자도 삼성서울병원을 내원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메르스는 낙타가 퍼뜨린 게 아닙니다. “메르스 확진자 등과 접촉한 일 없다면 감염 위험이 전혀 없다”는 보건당국의 과신이 메르스를 확산시킨 것이죠. 안전할 것이라는 ‘희망’은 모두가 꿈꾸는 것입니다. 하지만 확진자가 87명으로 늘어난 현 상황이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안전하다는 믿음은 정보 통제가 아닌, 보건당국의 철저한 방역에서 생겨날 것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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