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가 돌아온다”… 지휘자 구자범 전격 복귀 기사의 사진
지휘자 구자범(45)이 2년여 만에 클래식계로 돌아온다.

구자범은 11월 6, 7일 프랑스 헨느와 사흐조에서 열리는 부르타뉴 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지휘를 맡는다.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개최되는 콘서트에는 포레의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드뷔시 ‘작은 모음곡’,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김규연 협연), 류재준의 바이올린 협주곡(백주영 협연) 등 양국 작곡가 작품에 한국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나선다. 구자범 복귀 소식은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는 류재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연 포스터(사진)를 올리면서 알려졌다.

구자범은 독일 하겐 시립오페라극장과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의 상임지휘자를 지내며 ‘포스트 정명훈’으로 각광받았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광주 시립교향악단(이하 광주시향)과 경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의 상임지휘자를 맡아 국내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2013년 5월 경기필과 연임 계약 직후 여성 단원 성희롱 사건에 휘말렸다. 진정을 제기했던 단원이 곧바로 취하했지만 파문은 일파만파 커진 뒤였다. 단원들 사이에 분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그는 사표를 내고 클래식계를 아예 떠나버렸다.

같은 해 12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그와 특정 비속어를 반복적으로 입력, 연관검색어로 등록되도록 한 혐의(모욕)로 경기필 단원들이 처벌을 받았고 이듬해 그의 엄격한 트레이닝 때문에 외부 레슨을 할 수 없었던 고참 단원들의 불만이 많았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누명을 벗었지만 그는 클래식계에 돌아오지 않았다. 복귀를 기다리는 클래식계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개월짜리 단기 스태프로 채용돼 자막교정을 하는 등 클래식계와 관련 없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며 은둔했다.

이번 구자범 복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음악동료로서 오랫동안 교류해온 류재준이다. 류재준은 지난 3월 부르타뉴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프로그램을 협의하면서 지휘자로 구자범을 추천했다. 그는 2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자범 본인이 지휘봉을 잡기 싫었으면 거절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그동안 클래식계를 멀리했던 구자범도 스스로 돌아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구자범이 한국에서도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9월초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합창이 나오는 ‘환희의 송가’를 ‘자유의 송가’(독일시인 쉴러가 썼던 시의 처음 제목)로 바꿔 부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구자범은 201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광주시향, 시민합창단 518명과 함께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지영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구자범 지휘자가 복귀한다니 정말 다행”이라고 환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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