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맹기용 떡밥, 이제 놓아줄 때도 됐습니다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훈남 셰프로 이름을 날리던 맹기용(27)은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지난 5월 25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첫 출연부터 뭔가 꼬였습니다. 샌드위치 속 재료로 꽁치를 넣은 게 화근이었죠.

외모와 스펙을 내세워 당당히 셰프 군단에 합류한 맹기용은 꽁치 비린내 하나 제대로 잡지 못했습니다. ‘맹모닝’을 먹은 출연자의 찡그려지는 표정이 그대로 전파를 탔습니다. 시청자들은 의아함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꼈죠. 적어도 그건 요리 전문가에게 기대한 모습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방송 이후 인터넷 여론에 불이 붙었습니다. 셰프들끼리 경쟁하는 자리에 어떻게 이런 얼토당토 않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느냐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비판이 거세지면서 맹기용이 다른 방송에서 선보인 레시피들까지 조롱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왔나” “패널 자격이 없다”는 날선 반응이 들끓었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맹기용은 딸기와 생크림을 넣어 만든 롤 케이크를 선보여 승리를 거뒀습니다. 반응이 좀 달라졌을까요? 어림없었습니다. 맛은 무난했을지 모르나 조리 과정이나 완성 비주얼이 형편없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비난의 강도는 점점 거세졌어요. 어느 순간 건전한 비판의 범위를 넘어섰습니다. 학벌과 집안을 언급하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집안 ‘백’이 발판이 됐다”고 주장하는 이들까지 나왔습니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 맹기용의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졌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인물에게 향하는 것과 버금가는 정도였습니다. 맹기용 이름만 등장하면 욕설과 비방이 섞인 댓글들이 주르륵 달렸습니다.

언론도 부추겼습니다.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신이 난 듯 맹기용을 깎아내리는 기사를 써대기 바빴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까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맹기용은 결국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냉장고를 부탁해 자진하차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저로 인해 좋아하셨던 프로그램에 실망하신 분들과 제게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방송 하루 만에 세상이 너무 달라져버렸다. 그 뒤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실수를 만회하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그 마음을 다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적었습니다.

들끓던 여론은 이제야 좀 잠잠해졌습니다. 원하는 바를 이뤘다는 성취감 때문일까요?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만화가 김풍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맹기용에 대한 대중의 질타와 비난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정상을 넘어섰다. 한 인간에게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을 살펴보니 공감하는 이들이 많더군요. “심하긴 했다” “떡밥 하나 생기니 미친 듯이 물어뜯은 것 같다” “제작진이 시작부터 콘셉트를 잘못 잡았다” “제작진의 과도한 감싸기가 기름을 부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너무 늦은 건 아니길 바랍니다. 꿈을 좇다 만신창이가 돼버린 젊은 청년,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길 응원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