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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위축

한국 프로축구가 일본과 중국 프로축구에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 8일 K리그 클래식 2위 수원 삼성의 공격수 정대세가 일본 J리그 최하위인 시미즈 에스펄스로 이적을 확정지은 데 이어 9일엔 선두 전북 현대의 골잡이 에두가 중국 갑리그(2부)의 허베이 화샤싱푸로 떠나게 됐다. 하루 간격으로 이뤄진 K리그 클래식 스타들의 이탈로 한국 프로축구엔 비상이 걸렸다.

허베이는 에두에게 연봉 3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에서 받는 연봉의 약 3배다. 허베이는 에두와 2년 6개월 계약을 맺게 됐는데 총액이 무려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이적으로 전북은 허베이로부터 30억 원가량의 이적료를 받는다.

허베이가 중국 1부 리그가 아닌 2부 리그에서 3위를 달리는 팀이란 사실에 한국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중국 프로축구의 물량 공세에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전북도 두 손을 들었다.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중국 프로축구가 K리그 스타들을 ‘쇼핑’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데얀, 에스쿠데로, 산토스, 에닝요 등 K리그를 대표한 외국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김주영, 장현수, 박종우, 김영권, 하대성, 등 국가 대표급 선수들도 돈을 앞세운 중국의 러브콜에 넘어갔다. 중국은 K리그 감독에게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장쑤 세인티에 총액 50억원에 달하는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선수 쇼핑은 K리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니콜라 아넬카, 디디에 드로그바, 프레데릭 카누테, 세이두 케이타, 즈베즈단 미시모비치 등 유럽 축구 스타들에게 거액을 안기고 슈퍼리그로 데려갔다.

수준 높은 선수들이 몰리자 슈퍼리그는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슈퍼리그 평균 관중은 2014년 1만8986명에 달했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은 증가 추세다.

시미즈도 일본에서 잘나가는 팀이 아니다. J리그 전반기 스테이지에서 꼴찌에 그쳐 다음 시즌 강등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대세는 그런 사실을 잘 알고도 시미즈행을 택했다. 이유가 뭘까? 2013년 수원과 3년 계약을 맺었던 정대세는 “수원 구단의 제의가 없었는데 일본에서 거절하기 힘든 소식이 날아왔다”며 “축구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일본에 있는 가족들이 내가 뛰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적의 직접적인 이유는 가족이지만 수원이 정대세에게 재계약 제의를 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미즈는 31세인 정대세에게 3년 6개월이란 장기 계약을 제시했다.

일본 프로축구는 중국처럼 거액을 투자하지 못하지만 안정된 재정을 바탕으로 K리그 선수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돈이 넘쳐나는 중국 프로축구와 경영이 안정된 일본 프로축구의 틈바구니에서 한국 프로축구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간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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