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정말 없나…혁오 표절 논란 재점화 기사의 사진
“또야?”

밴드 혁오의 곡에 다시 표절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맨 처음 Yumi Zouma(유미 조우마)의 ‘Dodi(도디)’를 베꼈다고 지적받은 혁오의 곡 ‘Panda Bear(판다 베어)’가 또 문제입니다. 이번에는 미국 인디밴드 Beach Fossils(비치 파슬스)의 ‘Golden Age(골든 에이지)’와 비교 선상에 올랐습니다. ‘Dodi’는 ‘Panda Bear’보다 나중에 발표된 터라 이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벗어났지만, ‘Golden Age’는 시기상으로도 혁오의 곡보다 먼저 나왔습니다.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입니다.

힙합 뮤지션 크러쉬가 지난 9일 공개한 ‘Oasis(오아시스)’도 표절 의심을 받았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발매 직후부터 에릭 벨린저의 ‘Awkward(어쿼드)’와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었습니다. 15일 음악평론가 강일권이 크러쉬의 신곡을 언급하며 에릭 벨린저의 노래를 번안곡 수준으로 베꼈다고 꼬집어 논란이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크러쉬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에릭 벨린저가 나섰습니다. 25일 트위터에 “크러쉬의 노래가 내 곡과 비슷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표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적은 것이죠. 이로서 논란은 종결됐지만, 음악 팬들은 여전히 “비슷하게 들린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혁오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독일 밴드 The Whitest Boy Alive(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의 ‘1517’를 베꼈다는 지적이 나왔던 혁오의 ‘Lonely(론리)’를 봅시다. 지난 3월 The Whitest Boy Alive의 내한 공연의 오프닝 무대에서 표절 논란이 일었던 곡을 연주했으며, 그들로부터 호평까지 받았다는 것이 혁오 측의 해명입니다. 그러나 두 곡에서 매우 유사한 느낌이 난다는 의견은 아직도 나오고 있죠.

게다가 국내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신선한 감각의 뮤지션들로 알려진 이들이 사실은 그다지 독창적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국내 기성 가요와 다른 참신함으로 인기를 얻다가도 외국곡을 베꼈다는 의혹이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이들이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과 비슷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죠.

작곡가 김형석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음이 열두 갠데 비슷한 음악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말은 변명”이라면서 음악을 수치적으로 분석한 후 표절 여부를 나누는 것이 잘못됐다고 밝혔습니다. 대중들이 전문적 용어를 정확히 모를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비슷함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들이 여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음악이 나올 수 없는가”라는 등 음악 팬들의 갈증 섞인 한탄까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일부 작곡가들은 표절 논란이 일 때마다 “장르적 특성이다” “단순한 레퍼런스(참고)였다” “오마주(걸작에 대한 존경심으로 해당 작품 일부를 차용하는 것)다” 는 등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어들이 표절에 면죄부로 작용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와 음악 팬들의 풍부한 감상 활동을 위해 표절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의 합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없다고 남의 것을 베껴도 되는 건 아닙니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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