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 15. 폭염을 시원한 연극으로 날리는 ‘밀양여름연극축제’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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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권력의 시대다. 21세기 들어서 지구촌은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으로 문화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축제개발에 국가나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인해 각 지역에서는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해 지역의 다양한 문화들을 품격 있게 지키자는 취지로 축제의 개발을 문화운동의 보급차원으로 실시해 왔다. 문화를 축제로 발전시켜 지역경쟁력을 제고하자는 취지는 문화에 강렬한 목마름을 들어내던 대중들은 문화소비를 빠르게 집어삼켰고, 지역문화축제를 통해 지역정신을 연대해 왔다. 현재 전국에 1000여개가 넘는 공식적인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지역 연극축제인 ‘밀양여름연극축제’가 막이 올랐다. 밀양IC에서 20분을 달리면 ‘밀양연극촌’이 눈에 들어온다. 폐교(월산초교)를 연출가 이윤택은 살아있는 공동체 연극촌으로 정착시켰고, 15년 동안 밀양여름연극축제를 이끌고 있다. 공동체는 ‘연희단거리패’ 단원(100여명)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화된 연극생산방식이다. 해마다 밀양연극촌에서 쏟아내는 연극정신의 전류들은 실험적이고 대중적인 연극이다. ‘연극촌’을 거점으로 하는 연극축제정신을 밀양지역에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축제 전통은 고대국가에서 비롯됐다. 하늘에 제사를 지낸 뒤에 며칠 동안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노래 부르며 춤추고 놀았다. 축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6세기 중엽에 신 ‘디오니소스’를 아테네로 모시는 행사를 ‘디오니소스 축제’로 국가적 축제로 발전시키면서 아테네 시민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해결했다. 신을 영접 하는 재현의식, 종교적 행렬, 축하연희, 합창가무단, 비극과 희극 드라마경연대회를 통해 대중의 진심을 읽고 국가는 민심의 질서를 축제를 통해 확립했다. 축제의 원형은 신에게 제를 지내고 마을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행위가 궁중연희와 민간 놀이문화로, 지역 축제로 발전해 왔다. 그만큼 축제는 민감하고 대중들과 밀접한 상호관계를 이룬다. 시민들은 축제에 참여하면서 살아가는 맛을 느낀다. 축제 문화산업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권력이 됐다. 대중들이 몰리고, 환호하고, 열광하기 때문이다. 축제문화는 대중들이 즉각적으로 반응 할 수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공동체적인 대중적 군중성을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의 연극적인 양식의 축제는 ‘굿’이다. 무당을 통해 신과 접신하고, 자연의 변화를 예측했다. 굿은 놀이이자 마을의 축제다. 자연의 재앙을 예측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신’만이 유일하다. 신과 유일하게 영적세계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마을무당이다. 무당은 신과 영적으로 결함하고 소통하고, 신의대변자 역할을 해왔다. 무당 입속으로 터져 나오는 예측의 힘은 진리였고, 절대적인 신앙 이다. 마을의 풍요와 불안은 신과 접신한 무당의 한마디로 종결된다. 신대를 붙잡고 신과 접신하기 위해 벌이는 굿판은 마을축제의 시작이다.

지자체에서 도시의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문화축제를 상품화 시키고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과 브랜드를 연결시켜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다. 문화를 연결하면 시민들이 지역을 읽어내는 속도가 빠르고, 강렬하게 인지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축제와 지역의 이미지를 동일화 시킨다. 문화축제의 힘이다.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효과적으로 대중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축제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 이러한 문화축제에 국내 대표적인 연예인을 연결하면 대중들이 인식하는 힘은 더 커진다. 빠른 속도로 대중들의 가슴으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시민들의 가슴을 흔드는 축제로 성장 시켜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돈으로 환산 될 수 없는 가치다. 연출가 이윤택은 밀양여름연극축제를 적은예산을 들고,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의 공동체 정신으로 무장해 지역의 대표축제로 이름표를 붙였다.

제15회 ‘밀양여름연극축제’ 지역의 대표축제로 만들다

해마다 전국은 축제 열풍으로 휩싸인다.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 축제, 뮤지컬, 영화, 코미디, 전통, K-POP축제 등 다양하다. 한마디로 축제 열풍, 지역축제 특성화 시대다. 지역 축제가 성공하면 브랜드가 된다. 경제적인 가치도 높아지고, 지역경제도 활성화 된다. 예전에는 지역을 얘기할 때 대표적인 특산물을 떠올렸다. 요즘시대에는 대표적인 축제가 있어야 지역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영화의 도시, 연극의 도시, 재즈의 도시로 특성화 시키고, 차별화된 축제문화 콘텐츠로 특화시켜야 한다.

특화를 시켜도 지역의 대표축제로 성공 할 확률은 많지 않다. 정치적인 축제들은 생명력이 짧다. 오랫동안 숙성시켜낸 축제는 깊은 맛이 우러난다. 맛이 정직하니 축제의 생명력은 깊고 시민들은 축제참여 단골이 된다. 그만큼 축제는 대중들에게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형성시킨다. 밀양여름연극축제는 시민들 단골집이 됐다. 15년 동안 버텨오면서 조미료를 치지 않은 축제의 건강한 맛에 관객들은 전국에서 몰린다. 축제 맛 집 이 됐다.

연희단거리패는 세기말에 폐교된 구 월산초등학교에 ‘우리극연구소 밀양연극촌’을 세웠다. 그해 1999년 9월 1일 입촌하며, 밀양연극촌 시대를 열었다. 국내 대표적인 극단 단원들 전체가 공동체 연극정신으로 무장한 채 도시와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허름한 폐교에 살아있는 연극 생산촌으로 무장하고, 대중들을 위한 연극으로 지역축제를 강타하면서 밀양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웠다. 연극작품과 축제모두 성공사례를 이어가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2001년부터 제1회 ‘밀양여름연극축제’를 연희단거리패의 독특한 연극생산방식과 밀양연극촌의 공동화 정신으로 축제를 무장하면서 국내대표적인 연극축제로 키웠다. 배우들과 공동체 연극을 유지하면서 연극을 살아있는 축제로 생산해내고 있다. 밀양여름축제를 즐기기 위해 해마다 유료관객 4~5만명의 관람객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연극축제로서는 참여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올해 15회 동안 축제를 유지해 오면서 대략 80만명 이상이 밀양여름연극축제를 거쳐 갔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축제기간동안 국내 대표 연극작품, 연출가, 배우들이 총 충동된다.

해외작품, 가족극, 젊은 연출가전, 대학극전과 초청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연극들이 축제로 묶여진다. 젊은 연출가전을 통해서 배출된 연출가들은 한국연극의 중심에서 연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연극축제를 즐기기 위해 서울과 전국에서 몰려든다. 서울에서 밀양까지는 쉽지 않은 거리다. 기차, 자가용, 버스를 이용해 연극축제를 즐긴다. 축제의 신뢰도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지역축제는 관광객을 흡수 할 수 있는 절대적인 무기다. 대중들이 축제에 공감하고 환호하니 문화권력, 축제권력을 형성한다. 일본에서는 축제를 특성화시켜 지역경제의 대부분은 관광수입으로 의존하고 있는 지역이 많다. 국내의 대표적인 축제들도 그 이름표를 세우기 위해 공적 예산을 투자하고 비대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개발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축제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참여 할 수 있는 공감축제가 되어야 한다.

축제의 콘텐츠가 빈약하고 축제개발 의도가 정치적인 선정적 축제가 됐을 때는 예산만 흡입하는 괴물로 변한다. 국내 축제들 중 3~5년을 버티지 못하고 슬그머니 다른 간판을 탄 축제들도 많다. 10년 이상 건강한 공감축제 정신으로 무장해 대중적인 연극축제문화로 적은 예산과 연희단거리패의 자발적 생산방식으로 축제를 성공적으로 성장 시켜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산·축제의 특성화·콘텐츠·공감정신·축제의 건강성·대중성 등으로 무장해 참여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어야 축제의 맛 집으로 성공할 수 있다.

세기말에 이윤택 연출가가 ‘밀양연극촌’을 세울 당시만 해도 밀양까지 연극을 보러 가는 관람객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오늘날 그의 예측은 적중했고, 연극축제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공연예술축제를 평가하는 만족도 조사에서도 밀양연극축제가 19개 사업, 4개 영역에서 최우수(A등급)을 받으면서 시민 만족도가 높은 연극축제로 인증됐다. 연극촌에는 야외 성벽극장을 비롯해 5개의 극장( 창고극장, 가마골소극장, 스튜디오극장, 우리동네극장, 숲의 극장)이 들어서 있다. 극장은 매주 가동된다. 시민들을 위한 상설공연을 정기적으로 열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연극들을 내놓고 있다.

지자체에도 밀양연극촌과 축제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문화의 시대’에 연극·문화축제를 공감하는 속도가 다르다. 밀양지역의 자연환경을 통해 특성화된 문화청정지역으로 특화시켜 전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도시로 밀양지역을 문화브랜드화 하기 위해 뛰고 있다. 올해 밀양여름연극축제도 시민들이 더욱 공감 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영남루 야외공연을 늘렸다. 손숙의 ‘어머니’, 강부자의 ‘오구’ 김미숙 연출의 ‘탈선춘향전’ 등 국내 대표 연극작품들이 공연된다.

밀양여름연극축제, 골라보고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지다.

올해 제15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29일 개막작 ‘탈선춘향전’(연출 김미숙)로 막이 올랐다. 연희단거리패 대표적인 배우 김미숙은 지난 공연에서는 향단역할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이번 축제에서는 연출로 작품을 이끈다. 밀양여름연극축제는 8월9일까지 12일 동안 화려한 연극축제로 진행된다. 올해 밀양연극축제 슬로건은 ‘연극, 자연을 비추는 거울’ 로 정했다. 연극, 뮤지컬, 음악공연 40여 편이 82회에 걸쳐 진행된다.

밀양 영남루 야외공연 특설무대에는 연희단거리패 대표작품들이 지역문화주간에 저녁 8시에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탈선춘향전(극단 가마골·김미숙 연출·7.29/30), 손숙의 어머니(연희단거리패·8.1/8.2 이윤택 작 연출), 창작뮤지컬 궁리(이윤택 작 연출·8.4/5)와 강부자의 오구(이윤택 연출·8.7/8.8)로 공연된다.

해방 70년, 한일 수교 50년을 맞아 인간과 역사라는 테마를 다루는 연극 5편을 주제공연으로 정해 역사문화주간에 오르는 공연도 볼만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외 대표적인 연극연출가들 작품을 만나보고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만주벌판의 비굴한 역사성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는 박근형 연출의 만주전선(우리동네 극장·8.29/30)이 올려진다.

우리의 전통연희를 독특한 실험적 방식으로 현대화 시키고 있는 오태석사단의 극단 목화 작품 ‘왜 두 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는 (숲의극장·오태석 작·연출·8.29/30) 공연된다. 29일 공연에서 거장의 오태석 연출은 91년도 초연(문예회관소극장)된 작품을 180도로 바꾸고 오늘을 투영하는 시선으로 유쾌한 놀이와 발칙한 장면으로 생산적인 발전을 시켰다. 노장의 실험정신을 오늘날에도 강렬하게 유지했다.

고전의 깊이를 참신하게 느껴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일본 카덴시어터 컴퍼니의 ‘트로이의 여인들’(에우리피테스 작·오카다 마도카 연출·8.2/3일)로 공연된다. 안톤체홉 작품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파더레스’(숲의극장·전훈연출·8.4/5)의 신선한 무대가 준비된다. 이윤택 연출의 걸작 ‘코마치 후덴’(오타쇼고 작·7.31/8.1)이 강렬한 침묵의 메시지로 들어올린다.

독특한 창법으로 판소리를 현대화 시키고 있는 이자람의 ‘이방인의 노래’(마르께스 작·박지혜 연출·8.6/7)도 밀양연극축제를 즐기는 또 다는 맛이다. 가족극 주간으로 오르는 스웨덴 아동청소년극단 ‘판토마임떼아뗀’의 마임극 ‘찰리와 아이’(우리동네극장·8.4/5)가 올려진다. 1977년 창단된 극단은 신체언어로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세계관객들에게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극단 청우의 작품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90년대 초반 ‘종로고양이’부터 한국연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광보 연출도 이번에 밀양 연극촌을 찾는다. 작품은 ‘내 이름은 강’(고연옥 작·김광보 연출·7.31/8.1·우리동네극장)이 공연된다. 이 밖에도 안데르센, 오즈의 마법사, 당신 뜻대로 하세요 등 5개 작품이 공연된다.

젊은 연출가전 공연과 대학극 공연도 밀양연극제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 할 작품들이다. 극단 골목길의 박근형 연출과 오랫동안 호흡을 이루고 있는 이은준 연출이 이번 젊은 연출가전에서는 극단 파수꾼으로 ‘청년 전태일 불씨’( 이은준 작·연출·7.29/30)를 공연한다.

‘어른-다자란 사람’(유명훈 작·연출·7.31/8.1), ‘눈물’(이상욱 연출·7.31/8.1), ‘노래하는 노비 정초부’(유명훈 작·연출·8.2/8.3)과 일본 온천드래곤 극단의 ‘Birth’(시라이 케이타 연출·8.4/5)가 공연된다. 이 밖에도 우대한 생활의 모험, The Jungle Book, 흑백다방, 대한민국 난투극, 행복한 家 등이 공연된다.

올해 밀양연극제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윤대성 기획전으로 올려지는 3개 작품들도 볼만한 작품들이다. 올해 제1회 윤대성 희곡상을 수상한 ‘무풍지대 로케트’(극단 해적·이현경 작 황선택 연출·7.31/8.1·스튜디오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현장 ‘출발’(윤대성 작·고응석 연출)과 극단 시민극장 ‘동행’(윤대성 작·장남수 연출)이 올려지고 밀양연극촌에 윤대성극문학관을 세운다.

안톤체홉주간에 올려지는 김소희 연출의 ‘갈매기’(가마골소극장·8.2/3)는 배우에서 연출가로 첫 데뷔한 작품임에도 올해 상반기 최고 호평, 최다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폐막작 ‘당신 뜻대로 하세요’(극단 가마골·세익스피어작·숲의극장·8.8/8.9)는 그동안 신선한 작품을 선 보여온 이채경 연출로 제15회 밀양여름연극축제의 열기는 마무리된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공연예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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