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임금님은 성공한 덕후?’ 요르단 국왕의 남다른 ‘팬심’ 화제 기사의 사진
지난 2월 전투기를 몰고 직접 IS를 공격한 요르단 국왕. YTN 유튜브 캡처
인터넷 등으로 서로의 취미와 관심 분야를 활발히 교류하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특정한 문화 장르를 깊이 좋아하는 팬들을 일컫는 이른바 ‘덕후’라는 표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리 잡은 지는 이미 꽤 오래된 일입니다. 단순한 팬 이상을 넘어 특정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마니아층을 이르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온 파생어인 이 단어는 마니아를 넘어선 다양한 팬층을 아우르고 있는데요. ‘덕후’는 왕족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모양입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요르단의 국왕인 압둘라 2세의 투철하고 유달리 깊은 팬심에 대한 일화가 소개되어 누리꾼들에게 화제를 모았습니다. 압둘라 왕은 중동국가의 국왕이지만 미국 매사추세츠 디어 필드 아카데미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미국의 교육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요르단의 국왕으로 즉위하고 난 뒤 어느 날, 압둘라 왕은 절친한 미국인 친구인 밥 리처와 함께 팀 앨런이 주연을 맡은 ‘Wild Hogs’라는 TV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평론가들로부턴 혹평을 받은 영화이지만 영화에서 단체로 바이크를 타고 가는 장면을 인상적으로 본 압둘라 국왕은 친구인 리처에게 영화의 그 장면을 따라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일반인들이었다면 단순히 재밌게 본 영화의 한 장면을 따라한 취미 활동 정도로 보였겠지만, 요르단 국왕은 취미 생활의 규모부터가 달랐습니다. 리처는 국왕이 즐거운 바이크 라이딩을 하도록 영화와 비슷한 환경의 캘리포니아 도로를 물색했고,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의 의상과 비슷한 재킷과 할리데이비슨까지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압둘라 국왕을 보호해야 하는 요르단 왕국의 근위대원들, 압둘라 국왕을 따르는 요르단 왕자들까지 가세해 단순한 취미 활동이라 보기 힘든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였습니다.

거기에 요르단 국왕이 바이크를 몬다는 말을 듣고, 그 당시 캘리포니아의 주지사였던 아널드 슈워제네거 역시 자신의 오토바이와 재킷을 걸치고 합세했습니다. 또 압둘라 국왕을 경호하기 위해 CIA에서 경호 차량 2대를 파견하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압둘라 국왕은 미국의 유명 SF 드라마인 ‘스타트랙’의 ‘열성 덕후’로도 유명한데 그 팬심이 어찌나 유명했던지 왕세자 시절 ‘스타트랙 보이저’에 카메오로 출연한 전력도 있습니다. 이처럼 요르단 국왕의 급이 다른 ‘덕후’ 생활에 누리꾼들은 놀라워하면서도 왕족인데도 같은 ‘덕후’라는 공통점에 신기하단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런 호화로운 취미 생활이 되든 안 되든 무언가 하나에 몰두할 수 있는 열정적인 태도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잃지 말아야 것이 아닐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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