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택 연출이 연료를 넣고 쏘아 올리는 ‘무풍지대 로케트’

‘제1회 윤대성희곡상’을 수상한 극단 <해적>의 무풍지대 로케트(황선택 연출·이현경 작·밀양 스튜디오소극장)의 작품이 제15회 밀양여름연극축제 젊은 연출가전으로 출전해 가족의 남루한 인생이야기를 강렬하게 들었다. 지하 단칸방에서 살아가는 삶의 절박성은 가족愛로 뭉쳐지는 애잔한 가족‘死’다.

‘무풍지대 로케트’는 지하 단칸방에서 딸 ‘학미(김소영)’와 치매에 걸린 아버지(윤종구)와 살아간다. 고속도로에서 호두과자를 팔면서도 가족을 지켜온 아버지 정신은 치매에 걸리면서 삶은 절박함의 칼끝에 선다. 유일하게 아버지를 지키는 것은 학미다. 남루한 인생의 절박함으로 내몰리는 삶에서도 아버지를 품어대는 극중 인물 ‘학미’ 내면의 손길을 따라간다. 끈적끈적한 가족愛로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무풍의 단칸방에 연출은, 희망의 로케트를 쏘아 올리기 위해 강렬한 연극적 무대로 에너지를 집결시키고 남은 온도를 저장한다.

무대는 지하 단칸방이다. 살아가는 희망의 끈은 녹슬었다. 절박한 단칸방 가족의 삶에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 치매환자 아버지를 사이에 두고, 질펀한 욕이 난무하고, 삼류노래정신으로 무장한 춤판이 벌어진다. 가족들이 소주로 내면의 상처를 보듬는다. 거친 현실폭력들이 단칸방 정신을 휘둘러도 강렬하고 애잔한 사랑의 연대정신은 혈전된 삶의 끈을 강하게 매듭 짖고 물결을 연결한다. 학미는 프롤로그에서 욕을 발사한다. 욕은 남루한 인생의 피부를 벗겨내지 못하는 내면의 절규다. 온도 없는 권력과 서민정책을 조롱하고 욕을 발사한다. 폭력이 난무해도 시끄럽지 않고, 욕을 발사해도 추하지 않다. 사회적 폭력들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연대적 절박함으로 숨을 쉰다. 현실세계를 투영하고 상징화 시킨다

유일한 현실시선은 극중 인물 옆집남자(강형근)이다. 치매환자 아버지를 돌볼 수 있는 유일한 사회제도다. 서민들의 삶을 보듬어내는 사회제도는 온도가 없다. 온기가 식은 전류에 학길(윤정일)은 거친 폭력적 저항으로 옆집 남자와 대립한다. 절박한 서민의 고름까지 짜내는 삶에 강한 저항정신을 들어낸다. 학미의 대사처럼, 전봇대처럼 박재된 차가운 현실세계의 시선들은 피부 깊숙이 체감할 수 없는 제도의 모호함으로 둘러싸여 있다. 현실의 둘레에서는 피어나는 남루한 막장인생의 선택은 ‘고독사’로 이어지는 현실세계다. 남루한 삶의 이면에 펼쳐지는 눈물겨운 이들의 삶의 절박함은 짠한 사랑의 동력으로 무풍지대를 뚫고 오를 수 있는 ‘로케트’를 장전 한다.

치매 환자 아버지는 현실과 과거경계를 넘나들면서 가족愛 정신을 세운다. 삶은 남루하고 바닥까지 내몰린 인생이다. 아버지가 현실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연출은 강한 가족愛에 민들레 연대정신을 묶는다. 치매로 과거의 기억이 현실로 재현되는 극중 장면에서 아버지의 전류를 강하게 설정한다. 어린남매(학길·학미)를 혼내면서 “나라가 미쳐서 사람들도 미쳐가는 세상이다. 서로 살겠다고 서로 죽이고 죽이는 세상. 민들레는 밟히고 또 밟혀도 씨를 뿌리지. 우리들처럼. 그래야 이 험한 세상 버틸 수 있는 거야.” 아버지의 폭력적 외침과 남매의 절박한 울음소리가 뒤섞인다. 남매에게 과거놀이는 지난 삶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내면의 강렬한 욕망이다. 지켜내야 할 생명이며, 강렬한 가족의 사랑으로 뭉친 ‘민들레연대정신’이다. 현실세계에 민들레의 강한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끝까지 지켜내야 할 서민정신의 온기고 희망의 씨앗이다.

보증금 삼백에 월세 육십의 원룸 신혼생활(학길·여자)도 벅찬 인생이다. 남루한 인생의 갑옷을 무장해체 시킬 수 있는 것은 사랑의 전류가 흐르는 연대정신이다. 아버지(윤종구)가 좋아하는 ‘봄날은 간다’의 노래처럼, 끈적끈적한 사랑과 진실성으로 무장한 전류를 보내고, 무풍지대에 설치된 로케트에 희망을 품는다. 나이트클럽에서 ‘미미(여자)’라는 예명으로 손님방에서 살아가는 거친 삶보다는 단칸방에서 피부를 맞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이 행복하다.

고단한 아가씨 생활을 하면서도 단칸방에 흐르는 남루한 인생을 끌어안으려는 여자의 태도와 시선은 로케트가 날수 있는 희망으로 보듬어 진다. 삶의 절박성에서 피어오르는 절박함의 내면의 폭력성들은 이들 가슴에 숨겨져 있는 진실성이고, 사랑의 온기다.

치매환자의 절박함의 내면으로 쏟아져 나오는 아버지 인생의 내면은 고독한 죽음으로 환치된다. 연출은, 사회적 ‘고독사’ 문제를 그 현실 틈으로 비켜서 있는 절망적 서민들 현실세계의 문제점들을 연극적 시선으로 세운다.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 없음. 이름 없음. 혼자입니다.’ 종이 팻말을 가슴에 두르고 죽음의 길을 떠나려는 아버지는 학미 엄마에게 보여줬던 절대적 신앙성의 불신을 고독사로 이어지는 상징적 죽음의 길에서 화해와 용서를 시도한다. 고독의 죽음은 삶의 희망의 구원성의 내면의 절규다.

황선택 연출은 절박한 한 서민가족의 사랑의 끈끈한 연대에 온도를 강하게 높이고, 삶의 풍경에 소리를 높인다. 이들이 사는 희망 없는 현실의 무풍지대에 연출은 강렬한 로케트를 장전하고 남루한 현실세계를 뚫고 희망의 세계로 날아갈 수 있는 로케트 연료를 희망의 사랑의 연대적 에너지로 온기를 높이고 발사한다.

치열함으로 광활한 연극바다를 누비는 극단 <해적>

연출은 제1회 윤대성 희곡상을 받은 이번 ‘무풍지대 로케트’ 희곡을 극단 <해적>의 강한 연극적 에너지 정신으로 로케트를 발사시킨다. 극단 해적으로 이름표를 붙인 젊은 연극집단이다. 황선택 연출을 중심으로 모인 극단의 온도가 강렬하다. 극단 해적은 ‘권력자들이 점령한 물을 떠나 차라리 광활한 바다에서 유영하기를 선택한 단체’라고 밝히고 있다. 연극이라는 넒은 바다 한가운데 작은 배를 타고 연극정신을 연대한다.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해 살아가는 해적단원들이 물살을 가로지르는 속도는 집단의 강렬함으로 배에 동력을 만들고, 질펀한 인생이야기로 관객의 가슴을 시대의 공감정신으로 약탈한다.

그들만의 연극적 표현의 방식으로 무대공간에 그물을 던지고 들어 올려지는 보물은 가슴 깊숙이 박혀진다. 극단 해적은 2013년 ‘휘파람을 부세요’(황선택 작 연출)로 해적의 깃발을 배에 올리고 현실에 투영되는 진실성을 찾아 항해(航海)를 시작했다. ‘치열함’은 극단 해적의 연극정신이다. 이 전투적인 연극정신으로 무장한 해적들의 연대성은 강하다. 무대로 덤벼드는 속도가 강렬하다. ‘강렬함’은 약탈로 무장된 정신이 아니라 연극판을 지키려는 정신이다. 연출 황선택은 현실세계 한가운데 떠있는 오염들을 작은 배에 올라타 망원경으로 세밀하게 관찰한다. 목표물이 생기면 해적들과 그물을 던지고 몸을 던져 바다로 돌진해 물살 틈으로 휩쓸려가는 현실의 오염들을 제거한다. 해적 단원들이 지켜내려는 연극의 바다전선 ‘청정해역 만들기’ 정신이다.

해적단원들의 몸부림이 예사롭지 않다. 헤엄치는 세련된 기술은 없다. 물살을 가로지르는 투박하고 강렬한 속도전으로 현실바다의 오염들을 들어올린다. 단원들은 거대한 바다의 물살로 몸을 던진다. 온 힘을 다해 무거운 그물망을 들어 올린다. 남루한 그물망을 치열한 연극정신으로 무장한다. 터진 자루는 다시 꽤 메고 또 다시 바다로 향한다. 그물자루로 툭툭 떨어지는 현실의 비린내들을 보듬고 손질하면서 넓고 강렬한 연극바다를 지켜낸다.

‘휘파람을 부세요’(황선택 작·연출·2013.9)로 극단 해적의 초연은 강렬한 인상을 만들었고, 2015년도에 재 공연된 이 공연으로 ‘제36회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에서 특별상 및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 초연된 ‘형민이주영이’로 제15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작품상’ 및 ‘남자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황선택은 작가로서도 해적들 항해의 선장으로써 해적 깃발을 펄럭이면서 출발 신호음을 강하게 울리고 있다. 오늘도 연극바다를 거세게 질주하면서 망원경을 들고, 거대한 현실세계를 헤엄친다.

황선택 극단 <해적> 선장은 현실의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해적 배에 올라타 외친다. “연극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눈치 보지 말고 표현하자” 이들이 올라탄 작은 배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거친 바람이 강타해도 연극바다를 항해하는 단원들의 해적정신은 현실바다에 떠다니는 오염들을 다 들어 올릴 태세다. 이번 ‘무풍지대 로케트’에서 배우들의 역동적인 연기의 에너지들은 강한 시선으로 작품을 생명력 있게 움직였다. 연출은 새로운 연극적 연료통을 개발하고 만들어 날수 없는 ‘무풍지대 로케트’를 발사시켰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공연예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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