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훈, 석훈이라는 단단한 가면을 쓰다…kmib가 만난 스타 기사의 사진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①)

서글서글한 눈매와 다정한 말투. 악마 그 자체였던 ‘석훈’이라는 가면을 벗은 연정훈에게서 선함이 느껴졌다. 새삼 그가 ‘민석훈’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악역을 소화하기 위해 살을 뺐다며 말문을 열었다. 악역이 둥글둥글해 보이면 안 될 것 같아서 촬영과 다이어트를 병행했다고 말했다.

“스태프들과 함께 외적으로 더 강하고 차갑게 보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아이라인도 현장에 계신 드라마 팀이 대본을 분석해서 메이크업을 해주셨고, 헤어도 포마드 형태의 넘기는 머리를 해서 더 차가워 보이도록 신경을 썼죠.”

외적인 노력뿐 만이 아니었다. 그는 석훈이 되기 위해 말 그대로 ‘작정’을 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악역하고 대비를 두고 싶었어요. 단순하게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연쇄살인마나 그런 인물보다는 현실에 없을 것 같은 인물을 그리고 싶었어요. 악마와 거래를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연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살려보고 싶었어요.”

연정훈이 석훈을 연기하겠다고 선택했을 때, 그는 이 기회를 나름의 ‘전환점’이라고 생각 했다.

“기존에도 이렇게 까지 악역은 아니었지만 에덴의 동쪽이나 제중원 등에서 굴곡진 삶을 사는 남자를 연기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악역으로서 끝을 가보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그 전의 악역은 계산 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악역을 하면서 광기어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고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쟤는 또 무슨 짓을 저지를까?’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악역으로서 ‘끝판왕’을 보여주자 하는 심정으로 연기했어요.”

그는 캐릭터에 몰입 한 만큼 석훈을 연기하며 즐거웠다며 연신 말했다.

“악역이라서 어렵다기보다 즐기면서 재밌게 촬영 했어요. 정태를 죽일 때 ‘죄와 벌’ 소설속의 대사들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내가 언제 이런 말을 해보나’하고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만들어 가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그러나 석훈을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반에 캐릭터 대한 혼란이 있었어요. 이 드라마에서 제가 갑자기 착해지면 다 무너질 것 같았는데 대본에서는 제가 유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 에게 주는 감정선 들이 헷갈리는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때마다 처음에 받았던 시놉을 받아서 쭉 살펴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방향을 다시 잡아서 출발했어요. 그리고 감독에게 엔딩을 정해진 시놉대로 가자고 부탁했어요.”

하지만 드라마가 끝난 지금, 그는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가면 속에서 제가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크게 아쉬운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이 작품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이제 30대 후반, 연기자 연정훈에게 ‘가면’이란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

“군대에 있을 때 제 연기 인생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있었어요. 제가 맡은 역할들을 돌아보니까 애송이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아, 나는 아직 선배들처럼 아우라가 없구나. 단순히 젊은 나이에 인기로 역할들을 맡았던 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대 후에는 다양하게 폭을 넓혀 보려고 노력했어요. 멜로에 치중하지 않고 저의 역할이 두 번째든 세 번째든 관계없이 캐릭터만을 보고 연기를 했죠. 저의 발전만을 위해서 굴곡진 삶을 재미있게 연기 하고 싶었고, 그래서 많은 도전을 했어요. 제중원이나 뱀파이어검사가 그런 작품들이죠. 도전정신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가면이 아마 지금 상황에서는 저한테 ‘휘날레’ 가 아닌가 싶어요. 그동안 쌓아왔던 저의 모습들, 느꼈던 것들이 복합적으로 악역을 통해서 표현된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이 어떤 캐릭터가 될지 모르겠지만, 가면을 하면서 배운 게 많고, 앞으로 이 작품으로 인해서 다음 작품을 찍을 때는 더 신경 써서 연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고마운 작품 이예요.”

앞으로 어떤 자세로 연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연정훈은 늘 즐겁고 열정적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어떤 역할이든, 작품이든 항상 열정적으로 일 하고 싶어요.”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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