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법에서 웬 동양 유교적 관점?’ 전우용 일침에 누리꾼 환호 기사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이영선 판사는 지난달 17일에 한 언론사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기 위해 벌인 어버이연합의 폭식투쟁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했다가 모욕죄로 기소된 영화평론가 이안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안씨가 수위가 높은 단어를 사용하여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긴 했지만, 그건 폭식투쟁을 비판한 전체 칼럼 내용 중 극히 일부인데다 전체 논조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이런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하면서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는데요. 검찰은 항소이유서에서 ‘대다수의 회원이 고령의 노인인 피해자 연합을 상대로 망나니, 아귀들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동양 유교적 관점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사회적 품위를 잃은 행위’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의 주장은 누리꾼들에게 야유를 받으며 냉소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안씨의 유죄를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이 법적인 기준이 아니라 ‘동양 유교적 관점에서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라는 점이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주된 원인입니다.

이에 역사학자 전우용은 자신의 SNS에 검찰의 이런 주장을 인용한 뒤 “검찰이 사법적 판단에 ‘동양 유교적 관점’을 개입시켰다는 건, 이미 이 사건의 법치가 ‘보편적 합리성’으로는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의미입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어버이연합의 폭식투쟁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들의 단식투쟁을 비꼬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많은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성적인 기준으론 이미 옹호할 수 없는 지경이라 검찰이 이런 핑계를 둘러댔다는 말입니다.

전우용은 이어서 “법이 동양 유교적 관점으로 적용되는 나라는, 현대 법치국가가 아니라 동양 유교적 전제군주국입니다”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습니다. 법적 문제에 논리에 맞지 않은 유교적 관점을 끌고 온 검찰에 대한 뼈있는 비판인 셈입니다. 이 글은 수많은 추천수를 받으며 누리꾼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는 일찍이 제자 번지에게 “윗사람이 예(禮)를 좋아하면 백성이 공경하지 않을 리 없고, 윗사람이 의(義)를 좋아함에 백성이 복종하지 않을 리 없으며, 윗사람이 믿음(信)을 좋아하는데 백성이 마음 주지 않을 리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랫사람으로부터 공경과 존중을 받으려면 먼저 ‘맑은 윗물’의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