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베테랑’ 형사들, 왜 미스봉만 미스봉인가요? 기사의 사진
사진=영화 '베테랑'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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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액션이 일품인 영화 ‘베테랑’이 여름 극장가를 접수했습니다. 개봉 12일 만에 누적관객 664만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들였죠. 안하무인 재벌에 맞서는 형사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흥미를 끌었습니다. 잘 빠진 액션이 버무려지니 더할 나위없었죠.

두 주인공 설정도 딱 떨어집니다. 황정민이 연기한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은 정의로우면서도 인간적인 인물입니다. 유아인은 망나니라는 표현이 제격인 재벌 3세 조태오를 완성해냈고요. 잘 짜여진 선악(善惡) 구도 안에서 류승완 감독은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냈습니다.

서도철을 중심으로 뭉친 형사 무리와 조태오를 떠받드는 수하들의 대립이 주축입니다. 오달수 유해진 오대환 김시후 엄태구 등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기막히게 소화했습니다. 흠잡을 데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여성 캐릭터를 다룬 방식이 실망스럽다는 겁니다.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서도철이 범죄를 은폐하려는 조태오를 옥죄어오자 조태오의 수하들은 서도철의 아내(진경)를 찾아가 명품백과 거액의 돈 뭉치를 건넵니다. 서로 ‘좋게 좋게’ 무마하자는 얘기였겠죠.

아내는 단호하게 제안을 거절하지만 이후 서도철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명품백과 돈에) 흔들리더라? 나도 여자고 사람이야”라고요. 불편한 뒷맛이 남습니다. 여자들은 명품백을 좋아한다는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한 듯합니다.

조태오와 내연관계에 있던 여배우 다혜(유인영) 캐릭터도 아쉽습니다. 조태오의 아이를 임신한 그는 상대의 싸늘한 반응에 분노합니다. 하지만 정작 조태오 앞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 변화를 보이죠. 모성을 내팽개친 채 실리를 챙깁니다. 아이를 지울 테니 스폰서로 계속 남아달라고 애원합니다.

영화에는 자기 몫을 거뜬히 해내는 여형사가 등장하는데요. 모두들 그를 ‘미스봉(장윤주)’이라 부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수십여명의 광역수사대 형사들 중 ‘○형사’라 불리지 않는 이는 그뿐입니다. 사랑스럽고 친근하게 표현하려는 의도였겠죠. 그러나 남자 형사에게 ‘미스터○’라고 부르진 않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입니다. 하지만 웃어넘길 수만은 없습니다. 고루한 인식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 역시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아닐까요. 고정관념을 만드는 건 순간이지만 다시 없애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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