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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와이프’ 엄정화라서 가능한 이야기… 감성퀸의 이성적 리뷰

‘미쓰와이프’ 엄정화라서 가능한 이야기… 감성퀸의 이성적 리뷰 기사의 사진
사진=영화 '미쓰와이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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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熹·기쁨) ★★★★☆
로(怒·화남) ★★★☆☆
애(哀·슬픔) ★★☆☆☆
락(樂·신남) ★★☆☆☆
평: 혼신의 힘을 다해 엉성함을 가린 엄정화의 저력

이미 죽은 사람이 깨어나 다른 이의 삶을 산다. 그리고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코미디 영화라도 설정이 허무맹랑하면 설득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영화 ‘미쓰와이프’의 치명적 맹점이 될 수 있었다. 유치하다는 평을 들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러나 배우 엄정화가 전면에 나서면서 얘기는 달라졌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연우(엄정화)는 강하게 크는 법을 배웠다.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오로지 성공을 위해 모든 걸 걸었다. 결국 해냈다. 잘 나가는 변호사가 돼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외롭다. 주변에 마음 터놓을 사람 하나 없이 늘 혼자다. 감정을 나누는 법 같은 건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미쓰’였을 때 그는 그랬다.

불의의 교통사고가 난 뒤 연우는 한 달간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하루아침에 잘생긴 남편(송승헌)과 두 아이를 얻었다. 갑자기 생긴 가족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들의 사랑을 느끼며 점점 마음을 연다. 촌스러운 파마머리와 옷차림에도 익숙해진다. ‘와이프’로서의 행복감을 느낀 순간 자신의 지난날이 얼마나 피폐했었는지 깨닫는다.

초반 코미디에 치중했던 영화는 점점 드라마를 갖춰간다. 연우가 남편·아이들과 교감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배치했다. 그 끝에는 멜로가 있다. 극 초반과 후반 감정의 진폭이 크다.

‘미쓰’ 연우와 ‘와이프’ 연우는 1인 다역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다르다. 그럼에도 엄정화는 흔들리지 않고 감정선을 유지했다. 들쭉날쭉한 극 흐름의 중심을 지켜냈다. 베테랑 배우의 저력이다.

강효진 감독은 “한 작품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여배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엄정화라는 배우는 탁월한 연기력과 연륜이 있기에 충분히 소화해내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믿음은 통했다. 치밀하지 않은 시나리오로 이만한 결과물을 낸 데에는 엄정화의 역할이 컸다.

송승헌의 과감한 변신도 눈에 띈다. 늘 인상만 찌푸리던 무거운 모습은 던져버렸다. 허당기 있고 다정한 성환 역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했다. 아역 서신애와 정지훈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상호와 라미란은 웃음을 담당했다. 특히 라미란의 생활연기는 일품이다.

수백억원짜리 대작들이 즐비한 최근 극장가. 미쓰와이프에게는 개봉 자체가 도전이었을 수 있다. 적지 않은 부분에서 비교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소한 웃음과 감동만큼은 분명 뒤지지 않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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