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 17. 행복해 질수 없는 불안전한 집 ‘행복한家’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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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가? 이 물음을 던지는 연극한편이 있다. 대구 극단 ‘시소’에 의해 올려진 블랙코미디 연극 행복한 가(家)다. 이 작품으로 ‘2015 거창국제연극제’에서 국내 연극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극단 대표 안건우가 연출을 맡고 작품을 썼다. 활력(活力)이 넘치는 가능성이 보인다. 대구 지역 연극 환경에서는 모처럼 실험적이고, 꿈틀거리는 연극생명성의 온도를 유지한다. 반가운 연극을 만났다.

극단 ‘시소’는 2010년에 창단해 그동안 <굿 킬>, <해일>, <선물>, <늙은 창녀의 노래> 등을 주로 소극장에서 선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현실세계의 모순성들을 독창적인 시각으로 작품에 투영시키면서 극단시소만의 연극적 조합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젊은 극단이다.

무대공간은 간결하게 꾸며진다. 남루한 한 가족 삶의 현실을 상징적 무대로 세우고 올렸다. 현실의 삶과 가족 품안에서 살아가는 삶은 불완전 하다. 누추한 삶의 생명성에서 튀어 오르는 행복들은 어색하다. 행복해야만 하는 집은 기울어지고, 살아가는 방은 남루하다. 빼곡하게 붙어있는 압류 딱지들은 ‘행복한 가(家)’를 이루는 삶의 피멍 자국이다. 삶의 행복이 피어오를 수 있는 길은 막혀있고, 가족의 행복 온도가 스며들 수 있는 틈은 없다. 막장까지 내몰린 한 아버지의 허름한 삶에 가족을 묶고, 보험사기단을 모티브로 극을 풀어내고 있다.

남루한 삶 안에서 살아가는 가족이다. 이중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현실 삶이 행복 한 것 인가? 라는 물음으로써 ‘행복한 가’와 그 외형을 둘러싸고 있는 집 안의 현실로써 ‘행복한家’다. 살아가는 삶의 속도에 행복의 공존성과 그 삶을 이루어가는 집(家)의 현실적인 물음들을 교차시키며, 빛으로 내몰린 한 가족의 삶을 투영한다.

사채 빛으로 막장까지 내몰린 한 가족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낸다. 사채로 막장인생까지 내몰린 아버지는 자살을 선택한다. 사채업자는 사채 빛을 가족으로 대물림 시킨다. 엉켜지는 죽음의 이야기들이 극을 경쾌하게 흔든다. 막장까지 내몰린 가족들이 최후로 선택 할 수 있는 보험사기단의 풍경을 밀어 넣는다. 아버지의 자살, 그리고 빛이 대물림되는 상황에서 연출은 극을 평이하게 달리지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에 보험금을 타기위해 교통사고로 위장시키기 위한 해프닝을 벌인다.

극적 반전은 자살한 아버지가 깨어나면서부터다. 죽음이 실패로 끝난 아버지는 가족들의 보험금 작전에 묵시적인 동행을 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채 방바닥에 두터운 이불을 깔아놓고 죽은 아버지를 교통사고 위장연습을 시도하는 극중 인물 아들(이정진 분)과 아내(최영주 분)의 보험금 위장작전 가족들의 사투는 내면의 눈물을, 웃음바다로 극적 온도를 유지한다.

연출은 한강다리를 상징적으로 설정하고 ‘막장으로 내몰린 삶에 극단적 자살이 가족행복으로 전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틈으로 막장의 남루한 인생에서 피어오르는 가족의 행복온도지수를 밀어 넣고 내면의 실험을 한다. 교통사고로 위장하기위해 시체를 자루에 담아 힘들게 한강육교로 전진한다. 비가 내리는 육교위에 멈추어선 두 사람. 방바닥에서 죽은 아버지를 내던지면서 보험금을 타기위한 교통사고 위장게임의 연습 사투는 한강육교에서 아버지를 내던지는 용기를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의 마음을 품어대는 가족들의 내면에서 ‘행복한家’는 막장으로 달리는 인생에서도 가족의 행복온도를 애써 유지하려는 인간내면으로 마음을 품는다.

‘행복한家’의 극적 절정은 한강육교 장면이다. 포대자루에 담겨진 아버지의 그림자를 마주 하며 아내와 아들의 내면은 들추어지기 시작한다. 삶의 막장을 던지기 위해 죽은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는 것이 현실적 삶에서 행복할 수 있는가? 고민하는 아들과 아내의 내면은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위장 보험금으로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家’ 라는 극의 중심 서사는 막장의 현실에서도 갈라지는 가족의 내면을 품고, 살아갈만한 삶의 온도로 극을 바라본다.

육교에서 아버지와 남편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한 가족들이 보험금을 타기위해 아버지의 위장교통사고를 실행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방향은 아들이 자리를 비운사이에 아내와의 대화, 그리고 이어지는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를 극적 장면으로 분할해 가족의 내면을 하나, 하나 올려놓는다. 가족을 위한 죽음으로 내던지려는 아버지의 품은 저려온다. 연출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버지와 남편을 도로 한 가운데로 내던지지 못하는 가족으로 끌어안음으로써 ‘행복한家’는 현재로서의 행복보다는 살아갈만한 삶의 인생으로써 바라본다. 살아가면서 행복한 가의 집의 행복은 채워지고 완성되는 것이다. 연극, ‘행복한家’는 흔한 보험금 사기단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지만 그것을 극적으로 풀어내는 맛이 현실의 쓰라림들로 모아져 웃음으로 전이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극중 인물 아내역할을 맡았던 배우 최영주의 안정되고 노련한 연기는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나갔으며, 사채업자 이광희는 극이 무겁게 치우쳐지지 않도록 인물의 캐릭터를 독특한 설정으로 극의 웃음 온도를 유지시켜 나간다. 그러나 육교장면에서의 가족사의 내면을 들추어내는 극적장면은 과함으로 들어난다. 과한 설정과 장면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 명확하게 전달되기 위해 간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함만 들어내면 ‘행복한家’는 살만한, 살아갈만한, 행복한 집을 이룰 수 있다. 작가와 연출로도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는 안건우도 앞으로 대구연극의 온도를 깊게 유지 할 수 있는 재산이다. 손질하고 보안하면 극 구성, 극적전개, 인물배치, 장면전환, 상징성, 배우들의 연기력 등이 서울연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공연예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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