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남한강편 기사의 사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남한강편/유홍준/창비

강원도 영월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오백리 남한강 물길을 따라가며 곳곳에 숨겨진 유물과 역사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명지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7권 제주편 이후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지 3년 만에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8권의 배경으로 남한강 일원을 택한 이유에 대해 저자는 “가까이 있어 아름다움을 잘 모르는 것 같고, 혼자 즐기기는 너무 아까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는 영월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호탕한 기개와 단종의 비애가 서린 곳이다. 단종이 유배된 육지 속의 섬 청령포, 단종이 자규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가슴 절절한 시를 지은 자규루 등이 애잔하다. 단양 8경을 비롯해 퇴계 이황·서애 유성룡의 글, 단원 김홍도·겸재 정선의 그림과 함께 찾아보는 명승지가 예술기행을 안내한다.

조선 중종 때 단양군수를 지낸 황준량이 피폐해진 고을을 살리기 위해 눈물로 쓴 상소문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목민관의 정성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영춘향교와 온달산성은 남한강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자연과 건축의 어울림을 보여준다. 저자의 말대로 “마치 달밤에 시골집 툇마루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나 제자들에게 얘기해주는 기분”이 드는 답사기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