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스포츠 유전자 기사의 사진
스포츠 유전자/데이비드 엡스타인/열린책들

‘평범한 사람도 무슨 일이든 1만 시간을 훈련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환경과학과 천문학을 전공하고 비영리 독립 언론 ‘프로퍼블리카’ 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1만 시간 법칙’을 정면으로 반박해 왔다. 이미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잡아낸 평균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전학과 현대 스포츠의 ‘체형 빅뱅’은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10명 중 1명은 키가 2m13이 넘는다. 키가 2m13 이상인 20~40대 남성 6명 중 1명은 NBA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 월등한 체형에서 출발한 실력을 노력의 결과로만 볼 수는 없다. 우사인 볼트의 세계 기록 갱신을 노력만으로 설명하려 든다면 다른 육상 선수들의 혹독한 훈련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저자는 타고난 유전자 외에 스포츠 능력을 향상 시키는 또 다른 요인을 주목하고 있다. ‘강한 동기’다. 전체 인구의 약 12% 밖에 안 되지만 마라톤 강국 케냐의 상위 육상 선수 75%를 차지하는 게 칼렌진족이다. 가난한 그들에게 달리기는 생존이다. 재능에 노력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유전적 재능은 의지와 노력 없이는 발휘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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