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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난민제도 ‘오면 심사하는’ 방식에서 ‘가서 데려오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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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난민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되는 ‘재정착 희망 난민’ 제도는 국내외에서 수동적이란 지적을 받아온 한국 난민정책이 능동적·적극적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미 국내에 들어온 난민 신청자를 심사해 체류를 허가하거나 거부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재정착 난민은 제3국 난민캠프 등에 찾아가 박해받는 이들을 직접 데려오는 방식이다.

정부는 12월에 미얀마 출신 재정착 난민을 최대 30명 데려올 계획이다. 한국은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한 1994년 이후 불과 522명만 난민으로 인정했다. 21년간 인정한 난민 규모의 6%에 육박하는 난민을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난민 수용 반대 여론의 불식과 정착 지원 예산 확보 등이 과제로 꼽힌다.

◇미얀마 난민 가족단위로 선발…이슬람교도는 배제=미얀마는 인구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버마족과 약 130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미얀마 난민의 역사는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이어진 정부와 소수민족 간 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9년 소수민족 카렌족이 독립을 선포했고 10여개 민족이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62년 군부쿠데타 이후엔 독립운동에 반독재투쟁이 더해졌다. 소수민족의 독립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는 아프가니스탄(255만6600명·2013년 기준) 시리아(246만8400명) 등에 이어 세계 6번째(47만9600명)로 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태국의 미얀마 접경지역에 9개 난민촌이 있고 가장 큰 메솟 난민촌에만 30만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2년에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태국 난민촌을 방문하기도 했다.

12월 한국에 올 미얀마 난민도 메솟 난민촌 등에 머물고 있다. 미얀마 소수민족 중 친족·카렌족 난민 등이 우선 선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독교인 비율이 높다.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로힝야족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착 난민을 수용하며 미얀마인을 택한 배경에는 국내에 미얀마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어 적응이 용이한 점도 작용했다. 국내 미얀마인들은 1999년 민족민주운동동맹(NLD) 한국지부를 창립해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벌여 왔다. 최근 5년간 국내 난민 인정자 역시 미얀마 출신이 82명으로 가장 많다.

법무부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추천 대상자를 받을 때 사회통합 가능성을 우선 기준으로 정했다. 이에 가족단위 난민을 선발키로 했다. 일본도 2010년부터 사회통합을 고려해 미얀마인만 재정착 난민으로 받고 있다.

◇해외 면접부터 건강검진까지 정부가 직접 관리=현재 서류심사를 진행 중인 법무부는 다음 달 태국 메솟 난민촌에서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최종 선발된 이들은 건강검진과 현지 사전교육을 거쳐 12월 입국한다. 이를 위해 사전교육 500만원, 입국비용 3400여만원 등의 예산을 마련한 상태다.

입국한 난민은 곧바로 난민인정자 지위와 거주자격(F-2)을 부여받는다. 영종도의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6~12개월 머물며 건강검진, 한국어, 한국사회 이해 및 취업 교육을 받는다. 퇴소 후 희망지역, 취업 장소 등을 고려해 정착 지역을 결정한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UNHCR 의장국이었다. 재정착 난민 수용은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분담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난민제도를 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 비율이 국제 평균보다 낮다는 지적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이를 지리적 특성으로 설명한다. 난민이 육로로 몰려오는 유럽과 달리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경우가 많아 박해 사실 등 인정 근거를 심사하기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UNHCR이 공식 인정한 난민을 직접 데려오면 이런 문제를 피하면서 난민 인정 비율도 높일 수 있다.

◇교육·취업 지원 등 과제도=재정착 난민 제도가 성공하려면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고 구체적 지원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 재정착 난민 1명을 수용하는 데 연간 1875달러(220여만원) 정도를 사용했다. 난민의 생활을 지원할 지방자치단체와 행정부처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초등·중학교 입학지원, 임대주택 주거지원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법무부는 관계부처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재정착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중이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한국의 국제적·경제적 지위를 고려할 때 난민 30명을 받는 것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성공적 정착을 위해 구체적 예산과 지원책을 하루빨리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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