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 22. 박근형의 연출의 ‘엄 사장은 살아있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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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 연출의 엄사장이 돌아왔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지원금 문제로 논란 한복판에 있었던 박근형 연출이 연극 ‘엄 사장은 살아있다’(대학로 아름다운극장·10월11일까지)로 돌아왔다. 대한민국 뉴스의 한복판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강렬하고, 연극성 잡아내는 힘은 매섭다. 표현하는 융통성은 더 노련해 졌다. 극중 인물 엄 사장(엄효섭)이 살아가는 동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의 풍자는 날카롭고 시대의 해학정신은 극단 <골목길>스러움으로 풀어낸다.

<엄 사장은 살아있다>는 <선착장에서>(2005),<돌아온 엄 사장>(2008) 시리즈다.

대한민국 뉴스의 한복판을 경쾌하게 그린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은 극적 상황에 활기를 넣고, 인물은 꿈틀댄다. 배우들 연기는 장면의 경계를 웃음으로 이음새 채우고 연다.

<선착장에서>의 무대배경은 울릉도다. 한적한 섬 울릉도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송전탑은 무너진다. 오징어 배는 실종되고 섬은 삶의 고립으로 변한다. 고립은 통로가 막혀 있는 삶이다. 고립의 현실에서 선착장은 구원의 통로다. 삶의 통로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선착장이다. 선착장은 배가 서고 물길을 헤치면서 지나가야 바닷길과 육지가 비로소 삶과 이어진다. 고립된 선착장은 절망이다. 연출은 <선착장>을 통해 동시대에 일어나는 현상에 절망의 시선을 투영한다. 연출은 고립과 절망에 희망의 통로를 연결하고 삶에 매듭을 만들고 연결하면서 대한민국 뉴스의 한복판을 매서운 시선으로 담아내고 날카로운 풍자로 장면에 붙인다.

극단<골목길> 배우들의 연기는 박근형 연출의 시선을 가장 현실스러움으로 투영시키기 위해 골목길 연기근육으로 식스 팩을 만들고 인물의 내면을 형상화 시켜놓는다. <돌아온 엄 사장>은 배드민턴을 치다가 만나게 된 극중 인물인 미모의 양리정에게 포항시장 선거운동을 도와 달라는 말을 듣고 온 몸을 던져 선거판을 움직이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번 엄 사장은 <엄 사장은 살아있다>로 포항의 지역구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고 화려하게 돌아왔다.

청정해역에서 울릉도 인근에서 자라나는 ‘대한민국 뉴스’

‘엄 사장이 돌아왔다’ 의무대는 청청해역 울릉도의 육지, 포항지역이 무대다. 공연 안내책자는 울릉군 관광책자를 인용하고 있다. ‘울릉도를 맑은 생명수로 650종의 식물과 흑비둘기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이 원시림 속에 살아가며 그 모습을 보여주는 신비의 섬’. ‘삼무(三無) 오다(五多)를 자랑하는 축복을 받은 섬으로 울릉도는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 삶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영토의 상징인 독도의 지번은(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산37)이다. 연출은 울릉도 해역의 청청함에서 자라나는 오염들을 극중 인물 엄 사장 피부에 부착시키고 건져 올린다. 극중 인물 엄 사장(엄효섭)은 부동산 업자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포항과 대구를 거치면서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지역구(포항) 국회의원이 된 인물로 그려진다.

대한민국 뉴스의 지도를 걷고 뛰며 생명력 있게 움직이는 배우들의 활력은 웃음으로 몰아치고 극의 비약과 조롱은 강렬한 맛으로 살아난다. 재밌다. 싱싱하다. 울릉해역 바닷바람처럼 시원하다.

무대는 장면을 다원구조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배치된다. 극중 장면은 창조다방, 인천공항, 시안버스, 시안호텔, 가라오케, 시안호텔, 시안 골프장, 창조다방으로 연결된다. 무대 뒷면으로는 신문을 부착해 놨다. 각 장면의 연결과 이어짐은 신문을 활용해 장면 전환을 한다. 배우들이 등·퇴장을 하면서 부착된 신문을 띠어내면 각 장면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엄 사장은 살아 있다>의 극의 서사가 대한민국 뉴스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 동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뉴스의 무대를 현실로 함축한다.

연극적 허구와 현실사회의 문제적 시선들을 교차시킴으로써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염된 정치인과 선거문화, 자본주의, 지역주의, 정경유착, 정치인과 검찰총장의 성추행 사건 등 대한민국의 핫한 뉴스의 지도를 배치한다. 치유되지 않은 오염의 염증들을 올려놓는다.

연출은 해역 울릉도와 맞닿은 육지 포항으로 무대를 좁혀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에 그물망을 던진다. 시선은 날카롭고, 여유가 넘친다. 웃음의 양념은 넘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정치인을 밀어 넣는다. 포항지역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엄 사장은 지역구 관리를 위해 창조다방을 찾는다. 다방을 운영하는 극중 인물은 황마담(황영희)과 김 경사(김은우)다. 경찰이다. 부부인 두 사람은 태연하게 티켓 다방을 운영하고 김 경사는 다방에서 노트북을 들고 댓글달기가 생활이다.

지역을 찾아 창조 다방으로 들어온 엄 사장은 상품권을 난발한다. 전직 지역 아나운서 출신의 계 여사(계미경)은 수필을 쓰고 싶어 한다. 손 회장은 그이게 연출은 계 여사를 아나운서 출신으로 설정하고 각 장면에 연결 이음새를 매끄럽게 연결한다. 한 동네에서 함께 살아온 엄사장과 지역 주민들은 중국 시안으로 단체 관광을 떠난다. 중국시안 버스의 극중극 상황을 배우 강지은과 극중 인물 임따거(임진웅)은 장면을 유괘하게 끌고 나간다.

연출은 대한민국 정치무대의 상징적인 지역과 도시를 중국의 정치적 도시로 연결한다. 포항에서 출발해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시안’을 연결한다. 수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죽어서도 영원불멸의 황제를 꿈꾸었던 진시황과 정치인의 권력의 탐욕이 교차시킨다. 손 회장(손성호)는 정치인과 유착관계를 형성하면서 포항지역을 거점으로 몸집을 키어온 자본가다. 중국단체 관광의 소요비용은 손 회장이 부담을 하고 골프접대와 정치인의 노골적인 관계를 끼어 넣는다. 연변출신 가이드 강(강지은)과 엄 사장(국회의원)은 성 추문에 휩싸이는 상황을 만들고 성효(심성효)는 중국에서도 추태를 부린다. 성추행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굴욕적인 자세를 보인다. 첫 아이를 캐나다로 입양을 보낸 임신 중인 황마담은 시안호텔에서 둘째 아이를 낳고 가이드 강한테 입양을 시킨다.

대한민국의 열도가 영어배우기를 넘어 중국어 조기교육 열풍과 대한민국 골목길 곳곳이 중국인들로 넘쳐나는 현실에서 중국문화가 짙어지는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투영한다. 극의 마지막 장면은 성추행에 휘말려도 포항으로 무사귀환을 한 엄 사장은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 내리 2선까지 하는 국회의원으로 설정된다. 이들이 외부세계를 보고 뱉어내는 욕은 “개새끼들아”다. 서사의 느슨함을 쪼임 새를 더욱 강하게 당겨야 맛이 살 것 같지만 연출 특유의 시선으로 묶어놓은 <엄 사장은 살아있다>는 여전히 박근형 연출의 날카로운 풍자의 결정판이다. 연극을 보는 강한 맛을 느끼게 한다. 엄 사장 시리즈는 TV드라마로도 좋은 재료다.

박근형 연출의 날카로운 풍자정신

박근형 연출은 그동안 <청춘예찬>, <대대손손>, <경숙이, 경숙아버지>, <쥐>, <너무 놀라지 마라>, <만주전선> 등 그의 대표작들을 선보이면서 동시대의 오염된 문제들을 박근형 만이 풀어낼 수 있는 연극으로 투영해 왔다. 사회에 오염되고 혼혈된 현상들을 내면 깊숙한 언어로 묶고 탁월한 극적인 장치로 함축하면서 강렬한 그림자를 형성해 왔다.

박근형 연출가가 시대 대표적인 연극연출가로 성장한 것은 극단 <골목길> 연극에 공감하는 관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매진사례를 만드는 몇 안 되는 연출가다. 비약과 축약은 배우들을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동력으로써 극단 <골목길>을 강렬하게 존재시켜 왔다. 그의 연극 언어로 던지는 내면의 칼날에 숨을 죽이고 틈으로 올라오는 풍자정신에 관객은 웃는다.

박근형 연극의 진실성은 삶의 현상, 인간의 내면, 동시대의 사회적 현상들을 유형으로만 바라 봐서는 진실을 발견할 수 없다. 연극이 수천 년 동안 성장해오면서 동시대 관객과 마주하고 있는 것은 연극이 품고 있는 날카로운 시대정신이다. 그의 연극이 동시대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고 공감하는 것은 염증이 되고 치유되지 않는 현상들을 극단 <골목길>의 연극언어로 치료제를 만들고 처방하려는 진실한 태도에 있다. 대한민국 골목길 한 복판에 서서 틈의 삶에서 퍼져 올라와 오는 현상들을 극단 <골목길> 배우들은 연출의 시대정신에 손전등을 들고 현상의 틈새를 정조준하면서 강렬하게 비춘다.

그의 연극의 농도를 정치적인 장치로 측정하는 것은 연극예술과 정치의 사이에서 오류가 날 수 있다. 진실 된 사회, 공정하고 균형의 사회, 공포의 범죄가 없는 사회, 오염 없는 청청해역 현실사회의 대한민국 골목길을 걷고 살아가고 싶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음으로 품는 희망이다. 논란이 된 창작산실 지원금 문제 이후에 일어나는 상황들이 더 연극적이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공연예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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