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소·가압류는 그만, ‘노란봉투 톡톡쇼’ 19일 국회에서… “ ‘노란봉투법’에  힘을 실어주세요.” 기사의 사진
“잠자고 있는 ‘노란봉투법’이 싹을 틔우고 자라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세요.”

오는 19일 오후 2시30분부터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국회의원과 함께 하는 ‘노란봉투 톡톡(talk talk)쇼'가 열린다.

노동조합과 노동자에 대한 공격적인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를 금지하는 일명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에 국민적 힘을 모으기 위한 행사다.

노란봉투법은 쌍용차노조를 돕기 위한 ‘노란봉투 캠페인’에서 시작됐다. 이 캠페인은 2013년 11월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47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쌍용차노조를 10만명이 4만7000원씩 모아 돕자는 운동이다. 쌍용차노조 소식을 접한 주부 배춘환씨가 지난해 초 아들 학원비를 아껴 모은 4만7000원과 함께 ‘손배소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해 9만9999명이 함께 나서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노란봉투에 담아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보낸 것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가수 이효리의 참여로 대중적 관심이 확산되면서 그해 2월 10일부터 5월 31일까지 112일 동안 진행된 캠페인에는 4만7547명이 참여했고 14억6874만1745원이 모아졌다. 이 돈은 손배소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계비와 의료비 지원에 쓰였고 캠페인은 손배소와 가압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란봉투법 입법화 운동으로 이어졌다.

◇노란봉투법 왜 필요한가=노란봉투법은 국회의원 34명(대표발의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4월 6일 발의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말한다. 개정안은 노동조합 활동이 조합과 조합원들에 대한 손해배상 및 가압류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에 대한 손배소와 가압류가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존립까지 위협하는 것은 물론 당사자들의 삶과 가정을 파괴하는 ‘괴물’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손배소가 청구되면 월급 계좌와 퇴직금 등 금융자산은 물론 집, 자동차 등 물적 자산까지 모두 가압류된다. 이는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가 된다. 신용불량 및 파산, 가족 해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자살로까지 내몰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사측은 쟁의가 발생하면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영업 손실을 내세워 손배소와 가압류를 공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노란봉투 캠페인을 주도해 온 시민단체 ‘손잡고’(www.sonjabgo.org)에 따르면 2014년 2월 현재 노조를 상대로 청구된 손배소 금액은 약 1700억원에 달한다. 조합원 개인이나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가압류된 재산도 180억원가량이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맞서 공장점거 파업을 벌인 쌍용차노조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쌍용차는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며 노조와 조합원들에게 100억원, 경찰도 ‘경찰관 부상과 장비 파손’을 이유로 14억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쌍용차 노조와 노조 간부, 조합원 등은 지난 9월 16일 항소심(서울고등법원 민사2부)에서 사측에 33억1140만원이란 ‘손배폭탄’을 맞았다. 1심에서 13억7000만원 배상 판결이 난 경찰에 대한 손배소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대법원에서 이대로 확정된다면 쌍용차 노조와 조합원들이 배상해야 할 돈은 47억원이 넘게 된다.

노동계는 사측이 손배소와 가압류를 노조 파괴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와 노동자의 경제적인 약점을 공격해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결국은 노동 기본권을 제약하는 폐해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의 내용은=개정안은 사측의 무분별한 손배소나 가압류에 제동을 걸기 위해 우선 합법적 파업의 범위를 확대했다. 노동쟁의의 대상을 경영권 사항으로 판단해 왔던 ‘정리해고 및 그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련된 사항’까지로 넓혔다. 또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는 요건을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 외에 노동조합 활동으로까지 확대했다. 단, 폭력과 파괴행위 등 노조활동 목적을 현저하게 벗어난 경우는 예외로 했다.

손배배상 청구 대상을 좁혀 조합원 개개인이나 가족, 신원보증인에게 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과도한 손배 청구로 조합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걸 방지하기 위해 영국처럼 손배 청구 금액에 상한을 뒀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지난 6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대 국회 임기가 내년 4월이면 끝나기 때문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법안은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노란봉투 톡톡쇼’는=노동자들에 대한 손배와 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정식 출범한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주최하는 행사다.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힘을 모으기 위한 자리다.

1부에서는 손배소 피해를 당한 노조와 조합원들이 출연해 ‘죽음의 돈 폭탄: 손해배상·가압류’를 주제로 문제점을 고발한다. 손배·가압류의 폐해를 고발하는 웹툰 동영상도 상영된다. 2부에서는 노란봉투 캠페인 제안자인 배춘환씨, 이수호 손잡고 공동대표 등이 나와 캠페인의 성과와 의미를 공유한다. 3부에서는 손잡고 공동대표인 조국 서울대 교수, 운영위원이자 ‘노란봉투법’ 대표발의자인 은수미 국회의원 등이 시민패널들과 노란봉투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손잡고 관계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여러 명 참석하기로 했다”며 “노란봉투법은 이번 국회에서 통과가 목표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20대 국회에서 입법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패널로 참가하거나 방청하려면 인터넷(http://goo.gl/forms/iljAxPPchq)에서 신청하면 된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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