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글래머의 힘 기사의 사진
글래머의 힘/버지니아 포스트렐/열린책들

‘글래머(Glamour)’는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가슴이) 풍만한 여자’의 이미지와 연결돼 있다. 하지만 이 단어는 ‘풍만함’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여성을 지칭하는 말도 아니다. 사전적 의미는 화려함과 매력, 부티, 귀티 등을 지칭한다.

사회과학 전반과 패션을 다루는 작가 겸 칼럼니스트 버지니아 포스트렐은 글래머가 무엇인지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분석했다. 저자에 따르면 원래 이 단어는 스코틀랜드에서 ‘마법의 힘’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19세기 영국 소설가 월터 스콧이 ‘풋내기를 기사로 보이게 하고 지하 감옥 벽의 거미줄이 대저택 연회장의 벽걸이 자수처럼 보이게 하는 힘’을 글래머라고 규정하면서 일반화됐다. 이후 글래머는 ‘사물을 실제 모습보다 좋게 만드는 효과’ 등의 의미가 추가됐다.

한마디로 글래머는 시각으로 설득하는 수사학이다. 무언의 매력으로 보는 이를 유혹하고 설득하며 굴복시키는 일종의 마법인 셈이다. 영화와 드라마, 사진과 건축, 디자인과 패션뿐 아니라 종교, 전쟁, 테러, 정치, 캠페인, 스포츠 등 온갖 분야에서 활용된다. 그렇다고 글래머를 단순한 속임수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욕망과 변신 추구는 인간 심리의 참모습으로서 현대보다 더 만족스런 삶을 향해 전진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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