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의지할 사람도 없다'…韓, OECD중 삶의 질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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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자료사진
한국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표로 보면 물질적 삶은 나아졌지만 삶의 질은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 금융 자산, 고용 등은 2009년 이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었다. 사회관계망, 건강 만족도, 대기 질 부분에서 꼴찌를 기록했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도 최하위권이었다.

‘사회 관계 지원’(2014년) 항목에서 한국은 OECD 34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에 대한 항목에서 한국은 72.37점으로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OECD(88.02점) 평균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의 점수는 93.29점으로 OECD 평균(93.16점)보다 높았지만 30∼49세(78.38점)부터 점수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50세 이상의 점수는 67.58점으로 1위인 아일랜드(96.34점)보다 무려 30점 가량 낮았다.

주관적 건강 만족도에서도 한국은 최하위였다. 건강 만족 지수는 2009년 44.8점에서 2013년 35.1점으로 낮아졌다.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 역시 한국(61점)의 순위는 34개국 중 28위로 하위권이었다.

환경 부문에서도 한국의 성적은 저조했다.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2010∼2012년 평균, 인구 가중치)는 23.83으로 OECD 회원국 중에 가장 높았다. 수질 만족도(77.90점) 역시 34개국 가운데 26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개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한국이 10점 만점에 5.80점을 기록해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29세 6.32점, 30∼49세 6.00점, 50대 이상 5.33점 등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생활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OECD에서 가장 짧은 하루 48분이다. 이 중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하루 3분, 돌봐주는 시간 역시 3분에 그쳤다.

OECD 평균의 경우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151분이고 이 중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47분이다.

한국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는 익히 알려진 대로 OECD 최상위권이었다. 15세 이상 읽기능력은 2위,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 능력은 1위다. 성인이 돼 투표할 의향이 있는 14세 청소년의 비율이 3위에 이를 정도로 사회의식도 높았다.

그러나 15∼19세에 학교를 다니지 않고 취업도 않고 훈련도 받지 않는 방치된 비율이 터키, 멕시코 등에 이어 9번째로 높았다. 학교 밖 청소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소 암울한 삶의 질 수치와 달리 지표로 본 경제상황은 금융위기 이후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순가처분소득은 2013년 기준 2만270 달러로 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20위였다. OECD 평균(2만7410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순가처분소득 증가율을 보면 한국이 12.28%로 가장 높았다. 2011년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30.27%), 아일랜드(-18.11%), 스페인(-11.08%), 이탈리아(-9.32%) 등 유럽 국가들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의 연평균 총소득 증가율도 한국이 7.3%로 30개국 가운데 1위였다.

2009년 한국의 고용률(15∼64세)은 62.94%로 OECD 평균(64.94%)보다 2%포인트 낮았지만 지난해(65.35%)에는 OECD 평균(65.88%)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OECD는 독일과 함께 한국을 금융위기 이후 물질적 토대가 나아진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다. OECD는 “한국은 2009년 이후 가계 수입·금융 자산·고용의 증가, 장기 실업률 감소 등 대부분의 물질적 웰빙 지수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물질적인 토대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국 근로자의 남녀 소득 격차가 20%를 넘은 점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한국은 에스토니아, 일본, 이스라엘과 함께 OECD에서 남녀 소득 격차가 큰 나라로 꼽혔다. 또 OECD는 소득 상위 20%의 수입이 하위 20%의 6배나 되는 소득 불평등도 한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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