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특종 : 량첸살인기’, 언론사 수장으로 변신한 36년차 여배우 이미숙 기사의 사진
영화 ‘특종 : 량첸살인기’ 스틸컷
노덕 감독의 신작 ‘특종 : 량첸살인기’가 22일 개봉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운명 위에서 교차되는 진실과 거짓을 한 기자의 이야기에 녹여냈는데요. 전작 ‘연애의 온도’ 속 헤어진 남녀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던 능력만큼 ‘특종 : 량첸살인기’의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을 노련하게 돌출시키는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이번 작품은 ‘연애의 온도’와 결이 많이 다르지만, 영화 팬들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듯합니다.

노 감독의 탁월한 센스는 캐스팅에서도 진가를 드러냈습니다. 코믹한 생활 연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진지한 이야기에서도 흡인력이 상당한 배우 조정석을 주연 허무혁으로 내세웠습니다. 최근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얼굴로 변신하며 호평 받고 있는 배성우와 김의성도 적절히 배치됐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눈에 띄었던 것은 허무혁이 다니는 방송국의 보도국장 역할이었습니다. 노 감독은 배우 이미숙에게 이를 맡겼습니다.

보도국장 같은 조직의 수장 역할은 배우의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별로만 나눠 보더라도 남자 국장이라면 너무 전형적일 테고, 여자 국장이라면 너무 뻔한 전복일 테니까요. 그러나 이미숙의 기용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킵니다. 그는 마치 패션지 편집장 같은 모습으로 보도국장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완성하죠. 매일 아침 미장원에 들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완벽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은 물론 휘황찬란한 옷차림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줍니다. 사실 굉장히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신선한 해석이기도 합니다.

이미숙은 최근 열린 ‘특종 : 량첸살인기’ 언론시사회에서 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보도국장’ 하면 떠오르는 관료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서 외형적인 부분을 화려하게 꾸며봤다는데요.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누가 봐도 ‘○○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요소들을 깨 보는 것이 어떨까 싶었어요. 제가 맡은 국장 역할이 영화를 주도하는 것은 아닌 상황이잖아요. 그렇다면 관객들로 하여금 이 캐릭터에 궁금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설정이에요. ‘누가 뭐래도 난 국장이야’ 같은 고집은 없었죠. 또 배우 입장에서는 등장하는 장면이 많지 않다 보니 임팩트 있는 설정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재미있는 것은 이미숙이 36년간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한 번도 화제의 중심에서 떠나본 적 없던 배우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기자들과 수도 없이 부딪혔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런 이미숙이 언론사의 수장으로 변신했을 때의 마음가짐은 어땠을까요? 또 그가 연기를 하면서 생각한 ‘올바른 기자’란 어떤 것일까요?

“‘올바른 기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올바른 연기자란 무엇인가’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올바름의 정의는 누군가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내리는 것이니까요. 옳게 살기 위해 노력하다가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 자신에게 ‘올바르게 살았나?’라는 의문을 던질 수 있는 것이 올바른 삶이 아닐까요? 올해로 36년째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자 분들을 대했겠어요. 그러나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 것처럼 기자들도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스캔들을 공유하는 입장이랄까요?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제가 논란의 선상에 있었을 때 기자들은 즐거웠겠고 저는 괴롭죠. 아마 죽을 때까지 이런 관계를 가져가야 할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요.”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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