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찬만 주고 밥 안줬어” 마포 아사 사건 할머니 통곡

마포 정신장애 50대 남성, 형 옆에서 숨진 채 발견… 마포구는 쉬쉬

[단독] “반찬만 주고 밥 안줬어” 마포 아사 사건 할머니 통곡 기사의 사진
사진=아사로 숨진 정신장애 50대의 집에서 발견된 밥솥. 생쌀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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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반찬만 주는데, 그 아이들이 밥을 어떻게 합니까… 밥이 있어야지요.”

이틀 전, 아들을 잃은 80대 노모의 목소리는 부르르 떨렸다. 할머니께서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정신장애를 앓는 아들 박모(50)씨는 숨져 있었다. “아사가 아니다”는 경찰의 발표에 그는 한사코 “굶어 죽은 거야. 밥 지어 줄 사람이 없어서”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20일 오전 10시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택에서 함께 살던 50대 정신장애 형제 중 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고령에 몸이 편찮은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있어서 찾아가볼 수 없었다. 최근에는 다리를 골절하며 아들들이 있는 집을 좀처럼 찾아가기가 힘들었다.

할머니는 “슈퍼마켓에 3만원을 주면 도시락을 배달해줘. 그게 비싸니까 5일에 한번씩 사서 배달을 부탁드렸지… 슈퍼마켓에서 아들 소식 전해들을 때가 가장 기뻤지”라며 고개를 떨궜다.

슈퍼마켓에선 쉽게 찾아갈 수 있던 할머니의 집을 마포구의 ‘찾아가는 복지’만큼은 들어갈 수 없었다. 마포구 측은 “집을 방문하는 걸 막아서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찾아갔다는 일지도 있다”며 해명했다.

할머니는 “이웃들이 자주 찾아와서 물건들을 훔쳐가니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열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밥은 안 주고 반찬만 주는데, 반찬은 다 못먹으면 버리지 않느냐… 정부에선 쌀이 4달에 한번씩 오는데, 아들들만 남아있어서 밥을 지어먹지를 못하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는 “아들들과 연락이 끊겨 집에 갔는데 아들이 세상을 떠났어. 밥을 못먹고 굶어 죽었어. 아들 보는 게 내 유일한 낙이는데…. 80살 평생을 힘들게 살아왔는데. 어떡하면 좋아”라며 숨을 가파르게 몰아쉬며 말을 이어갔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집 한 켠 밥솥에는 생쌀만이 가득 했다.

마포구 측은 “아들들도 밥통에서 밥 정도는 지을 수 있다고 극구 도시락 배달을 반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께 도시락을 권했는데, 본인들이 밥통에 밥은 해먹을 수 있기 때문에 슈퍼에서 반찬을 배달시켜주면 된다고 사양했다”며 “본인이 지어주는 밥이 아니면 밥을 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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