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2015년은 스파이의 해? 각양각색 첩보영화 열전 기사의 사진
영화 ‘맨 프롬 엉클’ 스틸컷
2015년은 ‘스파이의 해’라고 불러도 좋겠습니다. 올 초부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가 무려 6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스파이물로는 드물게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스파이’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 뿐인가요. ‘차일드44’, ‘아메리칸 울트라’, ‘미션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등 다양한 첩보 영화들이 개봉해 마니아들의 오감을 만족시켰습니다. 오는 28일에는 수많은 스파이 캐릭터들의 원형, 나폴레옹 솔로가 나오는 ‘맨 프롬 엉클’이 영화 팬들과 만납니다. 11월 12일에는 ‘007 : 스펙터’가 개봉하고요. 이처럼 2015년을 꽉 채운 스파이들, 친절한 쿡기자와 함께 살펴보시죠.

1.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이 영화의 해리(콜린 퍼스)를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듭니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같기도 하고, ‘맨 프롬 엉클’의 나폴레옹 솔로스럽기도 하며, ‘총알 탄 사나이’의 프랭크 드레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외형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살펴봐도 첩보 영화의 클래식들에 대한 오마쥬가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잘 된 짜깁기라고나 할까요? 이 가운데서도 ‘현대판 기사’라는 설정이 주효했습니다. “Manners maketh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이라는 대사는 각종 패러디에 인용되며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죠. 그 외에도 부자간의 내리사랑·치사랑을 연상케 하는 해리와 에그시(테론 에저튼)의 관계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킹스맨’은 외화 흥행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도 누적 관객수 600만이라는 이례적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현재는 2017년 개봉을 염두에 두고 속편을 만들고 있다는데요. 이 영화의 매튜 본 감독은 본래 1편이 잘 돼서 다음 작품을 만들게 될 경우 메가폰을 잡는 대신 제작에만 참여해 온 감독이라 더욱 기대감을 모으는 상황이네요. 영화를 관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콜린 퍼스가 2편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2. ‘미션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의 5번째 영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 30일 개봉했습니다. 이날 주연 배우 톰 크루즈도 한국을 찾았는데요. 무려 일곱 번째 내한이었습니다. ‘톰 아저씨’에게 쏟아진 열화와 같은 성원은 초반 흥행으로도 이어졌죠.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베테랑’ ‘암살’ 등 쌍천만 대기록을 세운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하며 최종 스코어는 전작보다 약 140만 명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션임파서블 : 로그네이션’은 특유의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해당 시리즈의 이전 영화들보다는 정적인 편입니다. 대신 위기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 조성에 많은 공력을 들인 듯합니다. 그래서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죠. 그렇지만 에단 헌트(톰 크루즈)의 단짝 윌리엄 브랜트(제레미 레너)와 벤지(사이먼 페그)의 합은 여전히 탁월했습니다.

3. ‘스파이’



‘스파이’는 ‘CIA 요원’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를 유쾌하게 부순 영화입니다. CIA 내근직 수잔(멜리사 맥카시)이 사랑하는 남자 파인(주드로)를 위해 육중한 몸을 이끌고 스파이로 나섭니다. 전형적인 스파이의 외형과도, 대개 첩보 영화에서 섹시한 이미지로 소비됐던 여성상과도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민첩함과 영민함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죠. 자기 비하를 일삼던 수잔이 첩보 활동을 통해 자아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듣고 있으면 기분이 묘하지만 이상하게 웃음이 터지는 19금 개그야말로 이 영화의 백미였네요.

4. ‘맨 프롬 엉클’



‘제이 에드가’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 줬던 아미 해머와 ‘맨 오브 스틸’에서 리부트된 슈퍼맨을 연기한 헨리 카빌이 냉전 시대에 만났습니다. ‘맨 프롬 엉클’은 60년대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TV 시리즈가 원작인데요. 주인공 나폴레옹 솔로(헨리 카빌)는 007을 비롯해 수트를 입고 첨단 무기를 휘두르는 많은 스파이 캐릭터들의 원형으로 일컬어집니다. 첩보 장르의 오랜 팬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듯합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흥행시킨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인지 ‘스타일’도 있고 ‘남남 케미’도 있습니다. 그의 장기인 속도감 있는 액션도 볼거리입니다. 다만 스타일에 치중해 이야기의 흐름을 너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뻔하게 예상되는 장면에 “여러분, 이럴 줄 모르셨죠?”라고 하는 듯한 연출이 몰입을 해치는 느낌이네요. 하지만 소련 스파이 아미 해머와 미국 스파이 헨리 카빌의 기막힌 비주얼은 이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는 22일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입니다.

5. ‘007 : 스펙터’



오는 11월 12일, 007 시리즈의 24번째 영화인 ‘007 : 스펙터’가 드디어 개봉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베일을 벗었는데요. 해외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전작을 뛰어 넘은 시리즈의 완전체(디스 이즈 런던)”라는 등 극찬을 받았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과거 이번 작품이 자신이 연기하는 마지막 제임스 본드 역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수트 포르노’의 정석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를 이 다음에도 볼 수 있을까요?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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