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이병헌 팬 조승우 “친형이었으면”… kmib가 만난 스타 기사의 사진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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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 느린 거 되게 유명한데? 다들 졸린다고 그래요.” 배우 조승우(35)의 조곤조곤한 말소리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빠져든다. 솔직하고 재치있는 입담에 지루할 틈은 없다. 단점이 있다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는 것뿐. 그와의 인터뷰는 1시간으론 턱없이 모자랐다.

한동안 뮤지컬에 전념했던 그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열혈 검사 우장훈 역을 맡았다. 비리가 판치는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족보도 빽도 없이 근성 하나로 버티는 인물이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승우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캐스팅 제안을 받은 뒤 그래서 여러 차례 거절했단다. 그의 마음을 돌린 건 주변인들의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미팅 때 감독님이 절 정말로 원한다는 걸 느꼈어요. 그 진심에 감동을 받았죠. 고마운 마음과 함께 ‘이렇게 원할 때 해야지’ 싶었어요(웃음). 그리고 전 여태껏 흥행에 상관없이 고집대로 작품을 택했거든요. 그래서 흥행작이 많지 않아요. 근데 내부자들 거절한 뒤에 정말 많은 지인에게 연락이 오는 거예요. 다시 생각해보라고. 처음으로 타인의 객관적인 시선을 믿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연을 고심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일단 현실의 단면을 뚝 잘라놓은 것 같은 이야기가 꺼려졌다. ‘왜 이런 세상을 봐야 돼?’ 그냥 그 꼴을 보기가 싫었다.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도 걱정이 됐다. 백윤식 이병헌 등 쟁쟁한 선배들과 삼각구도를 이뤄야 하는 상황, 자칫 자신이 균형을 깨뜨리진 않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가 망설인 또 다른 이유는….

“백윤식 선생님과는 ‘타짜’(2006)에서 한번 만났지만 (이)병헌이 형이랑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솔직히 그런 걱정이 들었어요. 이 작품 말고 더 좋은 작품 있지 않을까? 지금 해버리면 나중에 바로 또 못하니까.”

이때 깨달았어야 했다. 조승우의 무한 이병헌 사랑을.

“병헌이 형 연기요? 처음에는 감탄하면서 봤죠. 저는 ‘달콤한 인생’(2005) 때보다 이번 역할이 훨씬 더 멋있더라고요. 형한테도 그랬어요. ‘목소리 깔고 그러면 누가 안 멋있어? 근데 안상구는 진짜 사랑스러운 역할이야. 내가 감히 얘기지만 내부자들은 형 인생작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얘기했어요.”

이병헌과의 호흡이 특히 중요한 작품이었다. 두 사람이 맞붙는 신이 많았다. 일단 친해지는 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조승우가 먼저 다가갔다.

“열 살 형인데 말을 놔버렸어요. ‘형 밥 먹었어? 커피 먹을래?’ 발포비타민 하나 타서 ‘마셔. 나이도 많은데 이런 거 누가 챙겨 줘?’ 이런 식으로 하니까 처음에 당황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좀 공을 많이 들였죠. 집에도 놀러가고.”

조승우는 “그렇게 친해졌는데 지금은 진짜 친형처럼 편하다”며 “이 형이 내 친형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애정이 흘러넘치는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궁금해졌다. 조승우는 왜 그렇게 이병헌을 원했던 걸까. 알고 보니 어릴 때부터 팬이었단다.

그는 “어릴 때 드라마에서 (이병헌을) 봤던 기억이 아직 선하다”며 “그때 ‘저 사람은 정말 자유분방하게 연기하는구나.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바보같이 웃는데 그게 되게 매력 있는 거예요. 그리고 되게 친숙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개구쟁이 같은데 때로는 진지하고. 그런 여러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큰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남자가 봐도 매력적이고 섹시한 배우구나 싶었죠.”

칭찬은 입이 마르도록 이어졌다. 조승우는 “배우는 질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보통 CF에 많이 나오면 식상해지기 마련인데 이병헌은 광고에서도 연기하는 느낌이 든다. 놀라운 능력이다”라고 감탄했다.

“(이병헌) 일상의 90% 이상이 영화에요. 진짜 바보 같을 정도로 영화밖에 몰라요. 제가 무대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 형은 영화에 대한 애정이 넘치더라고요. 3~4살 때 처음 극장가서 영화 본 순간을 아직 기억한대요. 영화 없으면 못 살 사람이에요. 배우로서 바라봤을 때 진짜 낭만적이고, 본받을만한 것 같아요. 영화 바보에요. 영화 바보.”

이쯤 되니 이병헌 말고 본인 이야기 좀 해달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조승우는 “병헌이 형 인터뷰에도 내 얘기밖에 없던데”라며 껄껄껄 웃었다.

그 순간, 앞서 이병헌이 “취조실서 백윤식과 맞붙은 장면에서 조승우 연기가 놀라웠다”고 칭찬했던 게 떠올랐다. 그 얘기를 전하자 조승우는 또 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 장면 좋았다고 얘기해주니 고맙네요. 이병헌씨한테도 모히또 장면 좋았다고 전해주세요(웃음).”

내부자들의 폭발적인 흥행을 잠시 뒤로하고 조승우는 무대로 돌아간다. 내년 1월초까지 뮤지컬 ‘베르테르’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공연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는데 예정된 시간이 끝나버렸다.

아쉬운 마음을 부여잡고 한 마디. 부디 다음번에는 조승우씨 이야기를 많이 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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