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돌로 예술하는 한인 청년 “홀로 마주한 공허함이 무서웠다” 기사의 사진
사진=준코리아(www.JuneKorea.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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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이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외롭고, 두렵고, 파티가 끝난 후 아침에 홀로 남겨지는 게 너무 싫습니다.”

머나먼 미국 뉴욕에서 섹스돌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청년이 있습니다. 몇몇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는데요. 그런 시선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하는 예술가입니다.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는 청년이죠. 외로움과 영원함에의 추구가 이 청년이 계속 작업을 이어오는 이유입니다.

“돈 많이 버는 직업보다 가슴이 시키는 일”

준코리아(33·조준태)씨는 한국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사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2009년 미국으로 유학을 왔는데요.

어깨 너머로 배운 사진이라 기초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아트센터디자인대학과 스쿨오브비주얼아트 대학원에서 사진학 학사와 석사를 장학생으로 마쳤습니다. LA에서 상업 촬영을 하던 그가 뉴욕에서 순수미술을 하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야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해답이 된 게 인형과 외로움이었습니다.

“뜨겁게 살아라. 돈 많이 버는 직업보다는 너희 가슴이 시키는 일을 택해라. 현실이 차갑다고 주저앉지 마라. 앞으로 두근거릴 너희의 심장은 언제나 현실보다 뜨거울 것”이라는 학창 시절 선생님의 마음을 가슴 속 깊이 담아왔던 그였습니다.

“즐거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마주할 공허함”

준코리아씨는 “즐거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도 없는 집 문을 여는 것이 싫었다. 마주하게 될 공허함이 무섭다”고 말합니다.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떠나지 않는 누군가가 영원히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되뇌었죠. 하지만 영원함을 믿고 시작한 관계는 언제나 끝이 있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가족 친구 연인 모두, 누군가는 배신을 하고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죽고… 대상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되도록 디자인되어있다는 것을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떠나고 죽도록 디자인된 우리 인간들과는 달리 인형은 제가 버리기 전엔 절 떠나지 않았으니까 난 무의식중에 인형을 찍지 않았나”하는 답을 내립니다.



“외로움과 영원함 두 가지 키워드”

“하필 섹스돌을 예술의 주제로 삼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나의 인격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인형의 크기가 커질 필요가 있었다”고 답합니다. “가장 사람과 가깝게 디자인됐고 제 사진 안에서, 제 판타지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됐다. 살아있는 것들이 영원하지 않으니 가상으로 영원함을 창조했다”는 설명입니다.

그가 커플처럼 생활하는 인형의 이름은 ‘Eva’입니다. ‘Forever, Eve'에서 따왔는데요. 박스 안에서 나오는 첫날을 시작으로 밥도 같이 먹고 쇼핑도 하고 드라이브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작업으로 관계, 외로움, 영원함과 같은 사회 현상들에 질문을 던지고 있죠.

“개와 고양이… 그리고 섹스돌”

그는 “왜 성장한 우리는 다시는 영원함을 믿지 못하는지” “혼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어나는지… 우리는 왜 사람이 있는데 개와 고양이와 사는지” “왜 로봇을 만드는지, 로봇을 왜 사람처럼 만드는지. 왜 그것에 인격을 주는지”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모든 질문과 작업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또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작은 이해와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답합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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