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언플질 잘 봤습니다” 나바로 재계약 불발에 팬들 실망 기사의 사진
사진=연합뉴스 “삼성, 나바로와 협상 결렬…일본 경험한 내야수로 선회” 기사 네이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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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프런트 언플질(언론플레이)의 결과물을 잘 봤습니다.”

야구팬들이 화났다. 야마이코 나바로(28)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났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삼성이 48홈런에 137타점을 올린 외국인 2루수를 “성실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내쫓았기 때문이다. 나바로는 고질적인 무릎부상의 위험 속에서도 140경기를 소화한 선수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23일 “나바로와 재계약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며 사실상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삼성은 2015 시즌 종류 후 나바로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했지만, 계약서에는 성실함을 강조하는 조항이 담겨있었다.

2루수로서 48홈런에 137타점을 올린 젊은 외국인 내야수에게 성실함 조항을 넣은 이유는 더그아웃 내에서 나바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홈경기 훈련에 한 시간 이상 지각하는가 하면,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골수팬들을 당황케 한 것은 삼성과 나바로가 결렬하는 과정이 끝내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나바로와의 협상 결렬 일주일 전부터 꾸준히 “나바로의 성실함에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왔다. 팬들은 “나바로와의 협상 결렬을 성실함 지적으로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성실하지 못하다던 나바로의 올 시즌 경기 출장 횟수는 140경기다. 4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뛰었다. 또 나바로는 홈으로의 쇄도 등 필요할 때는 전력질주를 펼쳐왔다. 한국시리즈서 삼성이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1차전에서의 3점 홈런은 나바로가 터뜨렸다.

나바로는 성실성 조항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나바로는 주루 중 다리를 저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무릎 부상 위험을 느끼면서도 언론을 향해 내색 한번 하지 않은 그였다.

나바로의 협상 결렬 기사들에는 “삼성의 언플질을 잘 봤다”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야구팬과 네티즌들을 더욱 실망케 한 것은 합리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을 중시하는 해외의 근로 문화와 달리 태도를 강요하고 다른 것을 참지 못하는 국내의 근로 문화를 보여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실력에 대한 보상보다는 태도를 문제 삼으며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는 모습은 국내 기업문화에서 유독 자주 보아오던 모습이다.

김인 사장이 떠나고 제일기획을 모처로 새롭게 출발해야하는 삼성은 도덕적으로도 재론의 여지가 없게 됐다. 나바로와는 허무하게 결별하면서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은 전지훈련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야구팬들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한 삼성이 한 순간에 이렇게 변하다니”라며 다음 시즌을 불안해하고 있다. 또 씁쓸하게 한국을 떠날지도 모를 나바로에게 건투를 기원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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