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캐나다산 공기캔 원조는 한라산?”…2003년 1캔에 3000원 판매 기사의 사진
사진=지난 20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선보인 화석연료 시대의 종식을 기원하는 아트 퍼포먼스 현장으로, 최근 스모그와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한창인 베이징 시내를 무대로 펼쳐졌다. 환경재단 제공.
‘공기캔’이라고 들어는 보셨나요?

공기캔은 생수처럼 공기도 사먹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입증하는 상품입니다. 최근 중국에선 최악의 대기오염 때문에 캐나다 록키산맥의 맑은 공기를 담은 캔 상품, 이른바 공기캔이 인기라고 하는데요. 7.7ℓ 1개에 1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생수보다 무려 50배나 비싼데도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린다고 합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와 미국 CNN 등 외신들은 최근 캐나다 스타트업 기업인 바이탈리티 에어(Vitality Air)라는 회사에서 출시한 공기제품의 판매가 12월에 급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에 수출했기 때문인데요, 첫 수출 물량인 500병이 4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고 4000병을 추가로 선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없어서 못 판다고 합니다. 주로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중국 여성들이 가족의 건강을 위해 또는 선물용으로 구매한다고 하는데요.



공기캔에 대한 관심은 국내에서도 뜨겁습니다. 중국발 스모그 영향으로 이틀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다수의 네티즌들은 국내에도 공기캔이 들어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공기캔이 먼저 판매됐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무려 13년 전의 일입니다. 순수 국내기술로 자체 생산해 유통까지 했었죠. 제품명은 ‘내추럴에어’로 다소 촌스럽습니다.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이 2001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2003년 CJ제일제당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었습니다. 이 제품은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내 기생화산인 천아오름, 해발 700m 위치에서 채집한 공기를 캔에 압축해 담은 것이었죠. 0.5ℓ짜리 캔 1개에 3000원으로 시중에 판매됐었는데요. 연구원 측은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 제고와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한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나 판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시장에서 종적을 감췄습니다. 반응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죠. 생수를 처음 출시했을 때보다 더 생소하게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봉이 김선달의 최고봉 이라는 오명도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연구원 측은 “너무 일찍 공기를 상품화한 탓에 소비자들이 생소해했다”며 “가격도 삼다수 500㎖ 1병이 비싸야 1000원 안팎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생수보다 훨씬 비싸 가격 저항력이 만만치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최근 캐나다산 공기캔이 인기인 상황을 감안해 다시 사업을 시작할 순 없을까, 조심스레 물었지만 부정적이었습니다. 제주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에서 유입된 스모그로 국내에 대기오염 경보가 발효되면 제주도도 같이 내려진다”면서 “이 때문에 한라산 공기가 깨끗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맑고 깨끗한 날 청정공기를 채집해 상품을 만들고 공기 채집 날짜를 표기해도 국내 소비자들은 대기오염 경보가 내려졌던 지역이라는 이유로 깨끗한 공기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원 측은 최근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에서 공기캔 시장에 대한 사업성 여부를 타진했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국내에 아직 기술력이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산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했습니다. 만약 이 제품이 다시 출시된다면 이번엔 국내 소비자들도 그렇게 낯설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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