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우리도 핵무장” 구호의 허탈함에 관하여 기사의 사진
북한의 핵실험 뒤 반북단체들의 북핵반대 시위도 반복되는 패턴이다. 사진=국민일보DB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북한 핵실험 다음날, 안보에 강하다는 여권에선 늘 “우리도 핵무장” 구호가 나옵니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 완전 성공”이라고 주장한 4차 핵실험 다음날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계속 우리 머리에 핵무기라는 권총을 겨누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계속 제재라는 칼만 갖고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한 바 있는 원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평화의 핵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원 원내대표에 이어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우리만 핵 고립화돼 있는 문제는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고, 김을동 최고위원도 “북한의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대북 정책의 전면적 재검토와 핵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며 “스스로 지키기 위한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외쳤습니다.

2013년 2월 박근혜정부 인수위원회 시절에 감행된 북한의 3차 핵실험 다음날에도 핵무장 발언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표주자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었습니다. 핵실험 다음날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 전 의원은 “이웃집 깡패가 최신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들고서 집을 지키겠다고 할 수는 없다”라는 비유를 남겼습니다. 이어 “북핵을 머리 위에 둔 상황에서 북한의 처분을 기다릴 것인지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북핵을 없앨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몽준 "北 막기 위해선 우리 핵무장 허용해야"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와중에 북한의 2차 핵실험이 강행됐습니다. 당시 조문정국 상황에서 국민감정을 고려해 지극히 말을 아끼던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의원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핵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정몽준 전 최고위원조차 핵무장 주장 없이 이명박 정부의 PSI 참여 잘했다고만 언급했는데, 대신 옆에 있던 공성진 전 최고위원이 “비핵화 공동선언이 과연 유효한지를 다시 한 번 냉철하게 집어봐야 되겠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한나라당 2009년 5월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

2006년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 발표 당시엔 지금보다 훨씬 충격이 컸고, 반응도 셌습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전쟁에 버금가는 준전시 상태”라며 이를 막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내각 총사퇴, 비상안보내각 구성을 재촉했습니다. 핵무장 보다 더 쎈 정권 차원의 총사퇴를 요구했던 겁니다.

한국은 북한과 다릅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가입니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도 주도한 바 있습니다. 또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한반도 남쪽에 있으나 미국의 태평양 기지 혹은 잠수함에 있으나 억지력을 보유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우리의 전시작전권을 더 오래 가지기로 박근혜정부와 합의한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핵확산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외침이 잘 와 닿지 않는 이유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