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 정우성? 이 멋진 영화인에게 반하다… kmib가 만난 스타 기사의 사진
사진=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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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선배 너무 멋지지. 근데 어떻게 감히 나랑 작업을 하겠어.’

신인감독의 말 한 마디가 배우 정우성(43)의 가슴을 쳤다. 영화계 후배가 선배를 선망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웠다. “감히라는 게 어딨어.” 정우성은 이 마음의 벽부터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배가 해야 할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택한 이유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로 한 카페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우성은 진솔한 이야기를 하나 둘 꺼냈다.

주연배우는 물론 제작까지 겸한 이유 역시 단순했다. “영화를 꿈꾸는 감독 지망생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지켜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한국영화는 장르의 다양성이 부재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건 영화인들이 관객에게 제시해야 하는 거거든요. 근데 선배들이 너무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다 보니까 이런 노력이나 시도를 안 해요. 새로운 시나리오가 있어도 ‘그건 안 돼. 바꿔야 돼’라며 흥행을 공식화시키려 하죠. 굉장히 구태의연하고 재미없는,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이잖아요? 후배들에게까지 그걸 강요하면 발전이 없는 거죠.”

‘나를 잊지 말아요’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스크립터였던 이윤정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석원(정우성)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의 사랑을 그린다. 단편으로 먼저 만들어진 작품인데, 정우성의 도움으로 장편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정우성은 “정통 멜로에서 벗어난 장르의 맛이 느껴진 시나리오가 흥미로웠다”며 “꿈을 가진 후배들이 시도조차 못 해보고 마음을 접는 일은 없었으면 했다”고 전했다. 본인 역시 꿈 하나로 세상에 맞섰을 때가 있었기에 그는 “겁 없이 용기를 냈다”고 했다.


제작자로서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그가 생각하는 영화계 선배의 역할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대박 아니면 쪽박, 양극화된 한국영화 시장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정우성은 “신인 영화인들이 마이너에서 실력을 쌓은 뒤 메이저로 넘어오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메이저와 마이너 시장을 선배들이 분리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한국영화계는 1000만보다 200만~300만 영화가 더 귀하거든요. 모든 영화가 메이저 시장으로 통합돼있어서 그래요. 선배들이 이걸 빨리 나눠서 중·저예산 영화 제작을 활성화시켜야 해요. 그래야 장기적으로 더 안전하고 건강한 시장이 될 수 있죠. 절대적으로 그렇게 믿고 있어요.”

홀린 듯 이야기를 듣다 그의 눈빛에 문득 정신이 들었다. 순간 영화 ‘비트’(1997)에서 헬멧을 벗고 부릅뜨던 두 눈이 떠올랐다. ‘맞다, 이 사람이 그 정우성이지.’

그를 수식하기에 미남배우 타이틀은 이제 부족할 것 같다. 내면까지 아름다운 영화인으로 거듭났으니 말이다.

정우성은 데뷔 때부터 워낙 완벽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어떤 작품을 해도 늘 연기보다 외모가 먼저 거론됐다. 어쩌면 배우로서 인정받기 위해 남들보다 힘든 길을 걸었을지 모른다. 정우성은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했다.

“어릴 적에는 그래서 더 전투적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 용기를 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고요. 그런 시간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나라는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괴로웠냐? 그렇진 않아요. 그게 내 인생이었나 보다. 그냥 받아들이게 되는 거죠.”

배우, 제작자, 그리고 다음은 감독이다. 정우성은 수년 전부터 연출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원래 이야기를 상상해 글로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다”며 “배우가 된 뒤 영화 현장을 직접 보고 배우면서 감독이라는 꿈이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비트를 찍을 때 내레이션을 직접 써봤어요. ‘태양은 없다’ 때는 제가 의견을 낸 게 실제로 영화에 적용돼 나오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현장을 보니 커트나 배역, 편집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예전에 글로 썼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맴돌기 시작한 거죠. ‘나도 감독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어요.”

정우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단편 ‘킬러 앞에 노인’(2014)은 이미 선보였다. 장편 데뷔작이 아직 없다. 빨리 보고 싶다고 재촉하자 그는 “일단 투자가 먼저 돼야 한다”며 웃었다.

“연출 데뷔작이 망작이 될지 누가 알아요. ‘정우성은 연기나 하지 왜 저러니.’ 그런 얘기를 들을 수도 있겠죠(웃음).” 한바탕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이 남자, 유머 감각까지 완벽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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