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연예인 직업 세습, 이젠 지겨워!” 아이들 팔아먹는 예능 ‘그만’ 기사의 사진
사진=SBS 동상이몽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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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겨워요.”

“아이들 좀 그만 팔아먹었으면 좋겠네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세습시키는 프로그램 같아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에 출연한 리틀맘이 인터넷을 강타하면서 육아 예능프로그램(이하 육아 예능)에 대한 시청자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육아의 고충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간접광고가 난무해진데다 육아 고충은 온데간데없이 위화감만 조성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많은 시청자들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먼저 불만을 폭발시킨 영상을 살펴보면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는 19세 리틀맘 강은지(19)씨가 출연해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강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임신을 해 17개월짜리 딸아이를 키우고 있죠.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남편 지영민(20)씨는 치킨 가게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있어 육아에 동참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리틀맘인 강씨가 홀로 육아를 도맡은 이른바 ‘독박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은 그녀의 일상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자막으로 “여기는 대한민국 육아 최전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리틀맘의 독박육아가 혹독했죠. 사고뭉치 딸내미 때문에 얻어맞기도 하고, 난장판이 된 집안을 치우느라 하루 종일 끙끙대는 등 힘들고 고된 육아의 면면들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습니다.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쇼윈도 육아’가 아닌 ‘진정한 육아’라고 입을 모으며 강씨의 고충을 이해했습니다.

특히 강씨가 육아 예능을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했는데요. 그녀는 방송에서 “육아 예능을 보면 아기들 장난감이나 책상, 의자 등 많이 나오는데 좋아 보여서 검색해 보면 거의 한달 생활을 포기해야 살 수 있는 가격”이라며 “그 후 별로 보고 싶지 않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앞선 인터뷰에서 그녀는 남편의 월급이 150만원 남짓, 그 중에 100만원은 저금하고 나머지 50만원으로 생활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죠.

리틀맘 강씨의 말대로 육아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 2세들의 사생활은 속된 말로 고급졌습니다. 육아용품은 물론 옷이나 장난감이 50만원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KBS 대표 육아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송일국네 삼둥이가 타서 유명해진 자전거 트레일러 이른바 ‘송국열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저가가 20만원, 최고가가 80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추성훈(41)의 딸 사랑이가 입은 한복은 10만원을 넘겼고 이휘재(44)의 아들 서언이, 서준이도 수 십 만원이 넘는 고가 브랜드의 의류를 즐겨 입었죠.

집이 으리으리한 건 당연했습니다. 대부분이 40~50평은 훌쩍 넘는 아파트였고 인테리어도 잡지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고급스러웠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출연자가 확정되면 어떤 육아 고충이 있을까 보다 얼마나 잘 살까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언제부턴가 육아고충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세 쌍둥이를 돌보느라 동분서주하던 송일국(45)도 어느새 여행과 각종 체험 프로그램으로 럭셔리 한 육아 레저에만 치중됐죠. 삼둥이가 체험한 템플스테이의 경우도 1박2일 기준 성인은 6만원, 초·중·고등학생은 5만원, 미취학 아동은 2만원입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1박2일에 교통비까지 포함하면 최소 2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셈이죠.

방송에서처럼 부산이나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떠나 방송에 나온 숙박시설과 각종 체험, 외식 등을 즐긴다면 5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간접광고도 많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CF모델로 나선 아이들은 자신들이 광고하는 제품을 방송에서도 쓰는 경우가 많았죠.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데다 간접광고로 물든 프로그램 때문에 시청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호소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육아 최전방에 있는 리틀맘의 고충이 전파를 타면서 대조를 이루자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거죠.

리틀맘이 출연한 클립 영상은 삽시간에 3만6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고 수 십 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댓글 대부분은 리틀맘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육아 예능을 보면 위화감이 안 들 수 없다” “육아 예능에 나오는 애들이 금수저네” “삼둥이네 고급진 옷, 평범한 우린 절대 못 사 준다” “육아 예능 그만 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일각에선 연예인들이 예능을 통해 직업까지 세습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는데요.

‘육아 고충’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던 프로그램이 어느새 ‘육아 자랑’으로 변질돼 시청자들의 불만을 한 몸으로 받고 있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전파 낭비라는 비난이 나오기 전에 개선되길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해 봅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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