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의 무한도전 “무명 10년쯤이야”… kmib가 만난 스타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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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연석(본명 안연석·32)은 tvN ‘응답하라 1994’(응사)로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오랜 무명 시절을 지나 드디어 스포트라이트 아래 섰다. 작품 속 비중도, 대중의 기대치도 달라졌다. 단 하나 그대로인 건, 연기를 향한 열정이다.

영화 ‘올드보이’(2003)의 유지태 아역으로 데뷔한 유연석은 2008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앞만 보고 부지런히 달렸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가리지 않았다. 매년 한 작품 이상에 얼굴을 비췄다.

매력적인 악역이 유난히 잘 어울렸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 ‘늑대소년’(2012)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 유연석에게 ‘응사’는 도전이었다. 애써 쌓은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칠봉이는 뭇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로맨틱남 칠봉이가 남긴 여파는 강했다. 응사 이후 멜로물 출연이 잦아졌다. ‘상의원’ ‘은밀한 유혹’ ‘뷰티 인사이드’에서 잇따라 여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전형적인 로코물 ‘그날의 분위기’는 그 정점이다. 문채원과 함께한 영화에서 그는 능청스러운 바람둥이로 분했다.

“제가 고집하는 건 아닌데, 응사 이후에 로맨스물이 많이 들어온 것 같아요. 멜로 장르가 아니더라도 꼭 작품 안에 로맨스가 있거나 그렇더라고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연석은 ‘로맨스 비중이 부쩍 늘었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났다. 다만 “기본적으로 로맨스가 있더라도 그 안에서는 계속 캐릭터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그날의 분위기’서 연기한 재현은 사뭇 새로웠다. 이성을 공략하는 데 거침이 없는 인물이다. 처음 만난 여성에게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는 발칙한 대사를 날리기도 한다. 재현의 어떤 면이 유연석의 호기심을 자극했을까.


“재현이 초반엔 굉장히 가볍고 자유분방한 연애를 즐기는 캐릭터잖아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에 대한 진정성이 보이거든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느껴질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여성의 관점에서 재현은 정말 매력적이다. 여심을 정확히 꿰뚫어본다. 매표소 여직원에게 이름을 부르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장면을 잊기 어렵다. 바나나 우유에 빨대를 꽂아주며 끝부분 비닐을 남기는 센스는 물론, 하이힐 신은 여성의 다리를 주물러주는 배려까지 갖췄다. 놀라운 건 이 모든 설정이 실제 유연석의 아이디어였다는 것이다.

“감독님이랑 촬영 들어가기 전에 이런저런 디테일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장면이나 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죠. 이렇게 적극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건 처음이었어요. 재미있었어요.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진 것 같고요.”

어쩜 그렇게 여자 마음을 잘 아느냐는 질문에 유연석은 “작품 들어갈 때마다 조언을 구하는 액팅(Acting) 코치가 계시다”고 답했다. “응사 전부터 약 3~4년간 그런 시간을 가졌어요. 의논하면서 (로맨스 연기)힌트를 많이 얻은 것 같아요. 여자들은 크고 대단한 것보다 작고 세심한 무언가에 감동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디테일을 살리려고 했어요.”

멜로 남주로 자리를 잡았으나 이를 고수할 생각은 없다. 유연석은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도 제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걸 좋아하실 거라 믿는다”며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악역 전문배우라는 얘기를 들을 때도 있었어요. 근데 이미지 바뀌는 건 한 순간이더라고요. 이성과의 로맨스는 많이 했으니까 이제 브로맨스는 어떨까요? 좀 더 거칠고 남자 냄새가 많이 나는 작품도 좋고요. 지금까지는 반듯하고 깔끔한 이미지로 많이 비춰진 것 같은데, 좀 망가지고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유연석은 유독 ‘변화’라는 말을 자주 했다. 배우로서 그만큼 중요시하는 덕목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날 잘 기억하지 못하던 때에는 ‘나도 선 굵고 개성 있는 외모를 가졌으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면서 얘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어요. 각인될 만큼 개성적인 외모가 아니라면 오히려 백지처럼 어떤 색이든 잘 입힐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고요. 그래서 매 작품마다 계속 다른 이미지를 찾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확고한 꿈이 있었기에 유연석은 짧지 않은 무명 기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 장래희망을 배우로 정한 뒤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어떤 이득도 바라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족했다”고 언급했다.

“젊을 때 한 10년 정도는 쏟아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었어요. 아무 생각 안하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후회하지 말자.’ 유연석의 좌우명이다. 그의 지난날과 썩 잘 어울린다. 유연석은 “무언가에 도전할 때마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피하고 싶진 않다”며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건 싫다”고 말했다.

“안 해보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해보고 실패할지언정.”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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