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남 임시완 “연기하는 나, 착한 척”… kmib가 만난 스타 기사의 사진
사진=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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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돌’이라는 애매모호한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 않다. 배우 임시완(제국의 아이들·28)은 점점 무르익고 있다. 연기력은 물론 흥행성까지 갖췄다. 어깨에 힘 좀 들어갈 법하지 않나? 헌데 임시완은 달랐다. 겸손하고, 또 겸손했다.

데뷔작 MBC ‘해를 품은 달’(2012)부터 성공적이었다. 얼굴 도장을 확실히 찍은 그는 굳히기에 들어갔다. 영화 ‘변호인’(2013)으로 움찔하게 하더니 tvN ‘미생’(2014)으로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 내놓은 첫 주연작이 ‘오빠생각’이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극중 임시완은 아이들에게 합창을 가르치는 한상렬 소위 역을 맡았다. 비중으로 치면 사실상 원톱이다. 제작비 규모 100억원에 달하는 작품을 이끄는 상황이 쉽지만은 않았을 테다.

임시완은 오히려 다른 배우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로 한 카페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오빠생각의 ‘오빠’는 제가 아니라 동구(정준원)”라며 “그렇게 따지면 저의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연이냐, 조연이냐는 그에게 별 의미가 없어보였다.

임시완은 생각보다 훨씬 진중했다.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곰곰이 생각해 단어를 골랐다. 칭찬을 건넬 때면 유독 뜸 들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는 매번 “부끄럽다” “부족하다”는 ‘철벽’ 대답을 내놨다. 한 치의 거짓이라곤 없어 보이는 눈빛으로.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편”이라는 임시완에게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다. 대중이 기대하는 이미지와 실제 본인 사이의 괴리감에 힘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임시완은 꿋꿋이 다음 걸음을 내딛는다. 그렇게 또 한 단계 성장한다.

-주연 배우로서 오빠생각을 보니 어떻던가.
“의심의 여지없이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제가 나오는 부분마다 좀 많이 불편한 느낌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제 연기가 보이니까….”

-완성작을 처음 본 건 언제였나.
“저는 기술시사 때 봤어요. 근데 한 번 이상은 보긴 힘들더라고요. 저는 제가 나온 작품을 원래 잘 못 봐요.”

-왜 그런가? 민망해서?
“네. 그런 것도 있고…. ‘그게 최선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연기에 집중하기 힘든 편이라고 들었다.
“그렇죠. 현장에서 능수능란하게 애드리브 하시는 배우들 모습 보면 참 많이 부러워요.”

-본인은 거의 애드리브 안하는 스타일인가?
“현장에 따라서 바뀌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것 역시 제 안에서 충분한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극중 이희준과 부딪히는 장면이 많다. 기가 눌리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그 부분 고민을 많이 했어요. 희준이 형은 대사하면서 본인 에너지를 툭툭 던져주는 스타일이신 것 같더라고요. 덕분에 (상대배우로서) 연기하는 게 참 편했어요. 근데 그럼 저도 그만큼 피드백을 드려야 하잖아요. 그렇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어요.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죠.”

-균형이 깨지지 않고 잘 나온 거 같나.
“아, 저는 불편해서 못 봤다니까요(웃음).”

-이거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히트작도 많은 배우인데.
“글쎄요. 전 아직 내세울 게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많이들 얘기하시는 것처럼 이제 첫 주연작이잖아요. 그렇다면 경력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죠.”

-가장 성공한 연기돌로 평가 받는다.
“음, 평가가….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한 것 같아요.”

-다른 인터뷰를 보니 ‘연예계에 재미 붙이지 않으려는 편’이라고 언급했더라. 어떤 의미인가.
“연예계 말고 다른 데 재미를 붙이겠다,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웃음). 저는 연예인이 대중의 선택을 받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연예계에 너무 흥미를 느껴 밀착해 있다가 선택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때 느끼는 박탈감은 더 커질 것 같더라고요. 그럴수록 절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력 자체가 나빠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부분에 대해 조심하고 싶다는 얘기였어요.”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나.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이 좋아하는 임시완이라는 사람과 실제 저를 독립시켜 놓는 거예요. 그분들이 설정해놓으신 임시완도 부족한 사람이지만, 실제 저는 그보다 훨씬 더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일상에서는 그냥 ‘인간 임시완’으로 산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제가 자유롭게 밖에 돌아다니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단지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을 때는 오롯이 저만의 생활을 하는 거죠. 대신 대중 앞에 나설 땐 그 분들이 생각하는 임시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그런 척 하려고 노력해요. 그 사람만큼 착한 척을 한다든지, 그런 거요.”

-일과 사생활을 완벽하게 분리한다는 의미?
“어, 그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가수일 때보다 연기자로서 더 주목받은 게 사실이다. 이 길이 더 맞는 것 같나.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보다는 대중이 좋아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에요.”

-작품이 연달아 다 잘됐다. 당황스럽진 않았나.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렇게까지 잘 돼도 되나. 내 인생의 모든 운을 이미 다 써버린 건 아닌가.’ 좀 아껴놓을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웃음).”

-가수와 배우, 병행하기 어려울 때도 있을 것 같다.
“어렵죠. 단적인 예로 ‘변호인’ 때. 괴로워하는 장면 촬영을 하다가 무대 위에 올라가서는 웃고 춤추고 노래를 해요. 얼마나 괴리감이 커요. 확확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느낌? 그런 건 제가 정말 취약한 부분이에요.”

-활동이 겹친 시기가 많았나.
“꽤 많이 있었어요.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 ‘트라이앵글’ 등 많았어요. 그때 많이 힘들었죠. 다행히 지금은 (소속사에서) 많이 편의를 봐주세요. 제 성향을 아니까.”

-힘들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
“그냥 인내했죠. 인고의 시간을 지냈죠(웃음).”

-배우 인생을 놓고 봤을 때 오빠생각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
“여느 작품과 다를 거 없지만, 한편으로는 특별한 작품일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라고는 말씀 못 드리겠는데요. 분명한 건 작품 할 때마다 임시완이라는 사람 자체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 같다는 거예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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